스포츠도 경제다
지난해 경기도의 재정난으로 경기도 체육단체들의 예산이 직격탄을 맞았다. 경기도체육회를 비롯 경기도생활체육회·경기도장애인체육회 등 3개 체육단체들은 전년도에 비해 올 예산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30% 가까이 축소됐다. 이런 체육단체들의 예산 감소는 곧바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당장 필요한 선수들의 기자재 구입비가 줄어 선수들이 낡은 장비로 훈련과 경기에 나서야 하고, 일부는 선배들이 남겨놓은 장비를 다시 착용해야 하는 등 전력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0.001초를 줄이기 위해 첨단 장비가 난무하는 전쟁터에서 기본 장비도 착용하지 못하고 나가는 꼴이다. 선수들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도체육회는 예산 확보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중이라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지난해 ‘무한씽씽’ 브랜드로 전국을 알린 경기도생활체육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예산도 모자라 빠듯한 생활을 이어왔지만, 올해는 본예산 13억원이 감소되는 상황을 맞았다. 이는 생활체육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하다. 도생활체육회는 예산 감소에 따른 대책으로 ‘경기사랑클럽최강전’을 중단하고, 우수공모사업 등을 폐지했다. 경기사랑클럽최강전은 기존 시·군 대항전으로만 열렸던 대회를 과감하게 탈피해 클럽간 경쟁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던 사업이다. 지난해까지 축구·족구·배드민턴·야구 등 4개 종목에서 최강전을 벌였지만, 올해는 이들 사업이 잠정 중단되면서 클럽 경쟁도 막을 내렸다.
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35억5천여만원의 예산이 올해는 25억9천여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생활체육과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는 장애인 스포츠 정책에 큰 타격을 줄 것이 자명하다. 기존 사업은 물론 동·하계전국대회 출전비도 부족한 상황이다. 도장애인체육회는 기업과 후견인을 연계해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지만, 요즘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지원해 줄 업체가 나타날지 의문이다. 스포츠는 경제다. 세계 스포츠 2강인 미국과 중국은 현재 경제 대국이다. 예전에는 미국과 러시아·독일 등이 경제적 원천을 바탕으로 세계 스포츠를 주도해 왔다. 그러나 불과 몇년 전부터 신흥 경제 대국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스포츠 강국의 대열로 올라섰다. 중국은 어릴 적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스포츠 정책 만큼은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리 예산이 부족해도 스포츠 인재 육성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아마추어 부문에서 성공한 중국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조만간 프로스포츠도 점령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내 체육인들이 무작정 문화·체육 예산만 줄이는 한국보다 미래 스포츠를 투자하는 중국이 부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신창윤 문화체육부 차장
<경인일보 2014.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