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있고 활기찬 행동, 불황기 해고 칼날 피한다
■ HBR ‘구조조정기 생존비법’ 소개
“불황기에 해고당하지 않으려면 생존자처럼 행동하라.”
경기 침체로 감원 및 구조조정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고 경영저널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가 불황기 생존 비법을 소개했다.
미국 체이스맨해튼은행 부사장 등을 지낸 구조조정 전문가 재닛 뱅크스 씨와 HBR 수석 편집자인 다이앤 코투 씨는 상황이 어렵더라도
생존자처럼 밝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상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동료들의 사기를 높이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논문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17호(9월 15일자)에 전문이 번역돼 실려 있다.
○ 생존자처럼 행동하라
컨설팅회사인 매킨지의 한 파트너는 성공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파트너가 되고 싶으면 파트너처럼 행동하라”고 조언한다.
논문 저자들은 이 조언을 불황기 직장인들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불황기에 해고의 칼날을 피하고 싶으면 생존자처럼 행동하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불황기에도 생존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살펴본 결과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매우 비관적 현실주의에 바탕을 뒀지만 항상 밝고 활기찬 태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능력이 있지만 마음이 잘 안 맞는 사람보다는,
능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마음이 잘 맞는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활기차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해 동료와 화합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물론 구조조정에 대한 소문이 무성할 때
항상 밝은 표정을 짓고 다니기는 힘들다.
연구팀은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이
미래를 생각하면서
현재의 고통을 이겨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항상 미래의 희망을 생각하며 긍정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내부 및 외부 고객에게 집중하는 게 꼽혔다.
고객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직장인들의 생존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부서 통합으로 옛 동료가
갑자기 상사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작은 자존심에 연연하지 말고 성심성의껏 일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 리더에게 희망을 주라
불황기에는
리더들도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구조조정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많은 리더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연구팀은 리더들의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하는 상사가 조언을 구할 때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문 저자들은 “
어린아이가 더 많이 웃고,
주변 환경과 더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할수록
엄마가 아이의 양육을 위해 더 노력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며
“영향력을 가진 상사와
감정적 유대관계를 갖게 되면 해고 가능성이 훨씬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동료를 단결시키고
사기를 높이는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직원의 20%를 감축한 한 금융 서비스 회사의 인력개발 담당자는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생방송 라디오 쇼를 제작해 가장 냉소적인 직원까지 참여시켰다.
모든 직급의 조직원들이 웃고 즐길 수 있는 라디오 쇼가 방송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졌고 쇼를 만든 직원은 승진할 수 있었다.
○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라
연구팀은 불황일수록
그동안 참석하지 않았던
모든 공식적 비공식적 모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논문 저자들은
“눈에 띄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사무실을 나와 복도를 걸으면서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살펴보고,
골프에 대해 전혀 모르더라도
사내 골프대회에 그냥 재미 삼아 가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열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불황기일수록 적극적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논문 저자들은
한 대기업에서
전략 기획과 직원 훈련 같은 참모부서의 기능을 ‘
공동 서비스센터’로 통폐합했던 사례를 제시했다.
참모부서의 규모를 줄여 서비스센터를 만들자 많은 직원은
그동안 누려왔던 엘리트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해 새 부서로의 이동을 반대했다.
하지만 일부 직원은
새로운 경력 개발의 기회라고 보고 서비스센터 근무를 자원했다.
결국 이동을 거부했던 직원들은 마땅한 보직을 찾지 못해
회사를 떠나야 했던 반면 적극적으로 이 부서에 지원했던 직원들은 승진을 거듭했다.
‘기업 시민(corporate citizen)’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한다는
적극적 태도가 불황기 생존의 핵심 키워드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팀은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비상 계획도 항상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직에 대비해 냉철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 놓은 사람이
오히려 불황기에 생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논문 저자들은
“이직에 대비하기 위한 첫 번째 대책은 냉철한 자기 인식”이라며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어떤 점에서 약점을 갖고 있는지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리해고를 당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미리 이력서를 새롭게 고쳐 써야 하며
미래에 대한 창의적인 대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남국 기자 march@donga.com
국내 최초의 고품격 경영매거진 ‘동아비즈니스리뷰(D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