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난세의 리더는 전문가 – 인재를 우대하라
■ ‘중용’에서 찾은 ‘천하를 경영하는 9가지’
난세에는 기본으로 돌아가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경제가 어렵고 사회가 힘들수록 인문학이 힘을 얻는다.
중국의 고전 ‘중용(中庸)’은 제왕이 천하를 경영하는 9가지 원칙 ‘구경(九經)’을 설파한다. 요즘 같은 난세에 다시 한 번 곱씹어 봐야 할 경영원칙이라 할 수 있다.
구경의 첫째는 천하를 경영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수양하라는 ‘수신(修身)’이다. 리더가 스스로를 수양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지도할 수 없다는 것이 동양 통치철학의 기본이다.
둘째는 ‘존현(尊賢)’으로 능력 있는 인재를 우대하라는 뜻이다. 인재를 아끼는 리더에게 훌륭한 인재가 모여들 수밖에 없다. 난세에는 훌륭한 인재가 있는 조직이 승리한다. 인재가 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머리를 감고 있다가도 세 번이나 감던 머리를 움켜쥐고 인재를 만나러 나갔다는 주(周)나라 주공의 일목삼착(一沐三捉) 고사는 동양의 리더들이 인재를 얼마나 중요시 여겼는지를 보여준다.
셋째, 주변을 소중히 여기라는 ‘친친(親親)’이다. 주변을 배려하고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넷째, 대신을 공경하라는 ‘경대신(敬大臣)’이다. 대신은 조직에 큰 공을 세운 사람이다. 창업에 도움을 주었거나 조직의 생존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사람을 공경하고 잊지 말아야 조직이 반듯하게 선다.
다섯째, 신하를 내 몸처럼 생각하라는 ‘체군신(體群臣)’이다. 요즘으로 말하면 간부 직원을 소중히 생각하라는 의미다.
여섯째, 서민을 내 자식처럼 여기라는 ‘자서민(子庶民)’이다. 기업으로 보면 일반 직원을 내 자식처럼 여기라는 것이다. 맹자 또한 통치자의 중요한 덕목으로 ‘항산(恒産)’을 꼽았다. 서민들에게 일정한 직업과 생계능력을 보장해야 한다는 뜻이다. 직원의 생계를 먼저 고민하는 리더가 돼야 한다는 충고다.
일곱째는 ‘내백공(來百工)’이다. 백공은 백 가지 다양한 기술자, 즉 전문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기술자들을 초빙하라는 뜻이다. 어려울수록 능력 있는 기술자를 우대하는 조직을 만들라는 주문이다.
여덟째,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을 부드럽게 대하라는 ‘유원인(柔遠人)’이다. 원인(遠人)은 변방에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조직의 핵심부가 아닌 먼 곳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을 잊지 말라는 충고다.
마지막 아홉째는 이웃나라 제후들을 잘 품어주라는 ‘회제후(懷諸侯)’다. 주변 조직의 리더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선린의 교유를 지속해 나가라는 뜻이다.
구경의 아홉 가지 경영원칙은 상식적인 말일 수 있지만 하나라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될 것들이다. ‘내 몸을 먼저 수양하고 인재와 전문가를 우대하라’, ‘간부들과 직원들을 내 몸처럼 여기고 주변과 이웃 조직의 리더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라’는 제왕의 통치철학은 오늘날에도 조직의 리더들이 항상 고민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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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시승기
박재희 장락서원 원장
○ 박재희 원장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교환교수,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등을 지냈다. 저서로 ‘21세기 경제전쟁시대, 손자와 만나다’ ‘손자병법으로 돌파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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