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리더가 되는 방법? 골프 잘 치는 노하우와 흡사정동일 연세대 경영대 교수
기사 100자평(0) 입력 : 2009.04.17 16:07
바람·거리 따라 적합한 골프채 고르듯 부하직원 유형 따라 맞춤식 리더십 필요
혁신이 강조되는 요즘같은 경영환경에선 부하직원이 역량 발휘하도록 환경 만들어줘야
최근 팔로어십(followership·부하 직원의 자질)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제까지 직원들의 자질 교육은 주로 리더십(leadership)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하지만 조직에 속한 모든 사람은 리더인 동시에 팔로어다.
기업의 CEO(최고 경영자)도 주주들을 리더로 모셔야 한다는 점에서 팔로어인 것이다. 따라서 조직 생활에서 성공하려면 리더십 못지않게 제대로 된 팔로어십을 갖추어야 한다.
팔로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된 이유는 경영의 패러다임이 변했기 때문이다. 과거엔 효율적인 대량 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강조하는 모델이 주류였지만, 이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지식경제를 강조하는 모델로 변했다.
효율성이 강조되던 시대에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리더가 통제와 명령을 바탕으로 조직을 앞에서 선도해 나갔다. 하지만 혁신이 강조되는 요즘과 같은 경영 환경에서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팔로어들이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여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구글이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IBM과 같이 불황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건재한 기업들의 성공 비결도 바로 직원들의 역량 있는 팔로어십에 있다.
리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류의 팔로어들과 함께 업무를 추진해 나가면서, 그들의 능력을 고려해 그 수준에 적합한 리더십 스타일을 보여 주어야 한다. 리더십도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도 팔로어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따라 어떤 리더십을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교육을 제공해 주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기업의 교육 프로그램은 리더십에 집중되어 있고, 리더십 교육은 리더의 역량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가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다시 말하면 기업에서 현재 진행되는 리더십 교육은 리더로서 필요한 역량만 갖춘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리더 중심(leader-centric)’ 혹은 ‘리더 만능(one size fits all)’이라는 가정(假定)에 입각해 있는 것이다.
성공적인 리더가 되는 방법은 골프를 잘 치는 노하우와 놀랍도록 흡사하다.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서는 스윙 자세, 그립 잡는 법 등의 기본기를 잘 연마하여야 한다. 이는 기본적인 리더십 역량을 연마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골프에서 좋은 스코어를 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본기 이외에 볼과 핀 사이의 거리, 경사, 바람의 방향 등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이는 리더를 둘러싼 환경과 자원, 즉 팔로어에 비유할 수 있다. 바람과 거리에 따라 적합한 길이의 골프채를 선택하듯, 팔로어들의 상태에 따라 다른 스타일의 리더십을 가지고 이들을 리드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 의미에서 허시(Hersey)와 브랜차드(Blanchard)의 ‘상황적 리더십 이론’은 리더들에게 좋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다. 이 이론에 의하면 모든 상황에 효과가 있는 리더십 스타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팔로어를 능력과 동기 수준이라는 두 가지 기준으로 분류해 거기에 맞는 리더십 스타일을 발휘할 때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두 기준에 따라 팔로어의 성숙도를 아래의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각 그룹에 따라 어떤 리더십이 효과적인지 함께 검토해 보자.
〈그룹 1〉 능력도 있고 업무를 열심히 추진하려는 동기 부여가 되어 있는 사람들
이런 팔로어에게는 업무 추진에 필요한 모든 것을 팔로어에게 믿고 맡기는
위임형 리더십(delegating leadership)이 효과적이다.
〈그룹 2〉 능력은 있는데 업무에 대한 의욕이 결여되어 있는 사람들
업무와 관련된 의사 결정에 팔로어를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주인 의식을 높이는
참여적 리더십(participating leadership)이 필요하다.
〈그룹 3〉 능력은 없지만 업무에 대한 의욕은 많은 사람들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역량의 개발에 적극적인 도움을 주는
코칭 리더십(coaching leadership)이 필요하다.
〈그룹 4〉 능력도 없고 업무에 대한 의욕도 결여되어 있는 사람들
팔로어에게 무엇을 어떻게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이야기해주는
지시형 리더십(directing leadership)이 요구된다.
이 칼럼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잠시 시간을 내어 함께 일하는 팔로어 한 명 한 명이 어느 그룹에 속하는지 표로 한번 작성해 보자. 그리고 각 그룹에 적합한 리더십 스타일을 어떻게 개발하여 효과적으로 발휘할 것인지 고민해 보자.
팔로어의 적극적인 역할이 강조되는 웹 2.0 시대에 성공하려면 리더 중심의 리더십 역량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 리더로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내가 가진 리더십 역량은 팔로어를 통해서만 실현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나보다는 그들을 먼저 생각하고 내 역량을 개발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팔로어를 좀 더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을 오늘부터라도 기울이자. 여러분의 리더십 역량이 100% 향상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