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제목
걸으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작성자
조웅래
작성일
2009/04/30
파일첨부
첨부파일없음

‘황톳길 맨발 마라톤’ 개최… 에코 힐링 전파 [조인스] “자연이 주는 치유효과 고객과 나누고파 … 건강 주는 소주회사 되겠다”

조웅래 선양 회장, 맨발 경영으로 끝없는 변신 논쟁중인 댓글 (1)

엔지니어에서 벤처 사업가로, 성공한 벤처 기업인에서 소주 회사 경영자로. 조웅래 선양 회장은 이처럼 여러 차례 변신에 성공했다.

마라톤 매니어인 그는 아이디어와 체력을 “달리면서, 맨발로 걷고 달리면서 얻었다”고 말한다. 그가 건강과 사업 모두를 챙기는 장소가 대전 계족산 숲길이다. 숲길이 주는 효능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다채로운 걷기대회를 열고 있다.

관련사진

하늘에서 내려다본 마사이 마라톤.”미쳤다.” 조웅래(50) 선양 회장이 새로운 일을 시도할 때마다 사람들이 한 말이다. 휴대전화 벨소리·컬러링(통화연결음악) 서비스업체 ㈜5425를 창업해 경영하다 소주 업체 선양을 인수하자 사람들은 “미쳤다”고 했다.

그가 황톳길을 맨발로 걷거나 달리는 대회를 연다는 구상을 꺼냈을 때 회사 내부 반응 또한 똑같았다. 조 회장은 사람들의 예상을 보란 듯이 뒤집었다. 그가 인수한 2004년에 선양의 지역시장 점유율은 40%에도 못 미쳤다.

영·호남 지역 소주회사들이 해당 지역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데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었다. 그는 2005년 가을에 새 소주 ‘맑을 린’을 내놓으며 바람을 일으켰다. 대전·충남지역 시장점유율을 37%에서 50%로 끌어올렸다.

대전지역 시장점유율은 60%로 높였다.“소주 회사가 무슨 마라톤, 게다가 웬 맨발?” 마라톤 매니어인 그가 맨발로 황톳길 걷기대회를 열자고 했을 때 임직원들은 그렇게 수군댔다. 그러나 2006년에 처음 연 맨발로 황톳길 걷기대회 ‘마사이 마라톤’은 이제 참가 인원을 제한해야 할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가 마사이 마라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잇따라 대전 계족산을 다녀갔다. 지난해 태안 해변에서 연 ‘샌드 비스타’ 마라톤 대회엔 무려 4만 명이 참가했다.‘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어느 한 가지에 미치도록 빠져 있으면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조 회장은 “한 가지를 골똘하게 생각하다 보면 보인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원천이 바로 계족산 숲이다. 그는 매일 아침 계족산 숲길을 걷고 달리면서 “처음엔 머리와 마음을 비우고 그 다음엔 하루 일을 구상하고 새로운 구상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새로운 구상과 도전을 연이어 이뤄내자 임직원들에게 자신감이 가득 차게 됐다. 조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선양을 작지만 강한 회사로 키워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올해 새로운 제품을 여럿 내놓고 국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제품은 “세계적인 저도주 선호 추세에 맞춘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술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맨발 마라톤 5000명 몰려 인기

숫자로 본 선양
50여 명
선양은 달리는 회사다. 임직원 200여 명 가운데 90% 이상이 10㎞ 이상을 완주했다. 풀코스 완주자는 4분의 1인 50여 명.

469억원
지난해 주세를 제외한 순매출 469억원을 올렸다. 주세를 포함한 매출은 약 1000억원.

5000명
마사이 마라톤이 인기를 끌면서 선양은 참가 인원을 5000명으로 제한하게 됐다.
이코노미스트 취재팀이 조 회장을 만난 것은 4월 24일 오전 계족산 걷기 코스에서였다. 닭발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런 이름을 얻은 계족산은 높이 약 430m인 야산이다. 인터뷰는 비가 조금씩 뿌리는 가운데 두 시간 동안 걸으면서 진행됐다.

기자도 조 회장과 함께 맨발로 걸었다. 조 회장은 “오늘이나 내일 황토를 깔려고 했는데, 비가 온다고 해서 미뤘다”고 말했다. 제4회 마사이 마라톤은 5월 10일 열린다.

>> 조 회장님께서는 남들이 “미쳤다”고 할 정도로 파격적이고 앞선 구상을 연달아 실현해 내셨습니다. 남다른 아이디어의 비결은 무엇인지요. 사람을 많이 만나서 얘기를 나누면서 대화 소재에서 착안하시나요?
달리기와 걷기입니다. 걷고 달리다 보면 처음엔 머리와 마음이 비워집니다. 그 다음엔 새로운 생각이 떠오릅니다. 특히 이 숲길을 걸으면서 더 상상력이 풍부해졌습니다. 왜 그런 말이 있잖아요. 천장이 높아야 사람의 생각이 커진다고. 계족산은 천장이 하늘이잖습니까. 상상력이 무한대로 뻗어나가지 않겠습니까.

>> 맨발 달리기 대회를 연다는 회장님의 아이디어에 찬성한 직원은 이제 승승장구하겠습니다.
천만에요. 단 한 명도 찬성하지 않았거든요(웃음). 내가 첫 대회는 시작일 뿐이라며 후속 행사를 기획하라고 했더니 다들 어이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더군요.

마사이 마라톤의 첫해 참가자는 60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7년엔 2000명이 몰려들었고, 지난해엔 참가자가 너무 몰렸다.

그래서 선양은 올해부터는 참가 인원을 5000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마사이 마라톤이 인기를 끌자 조 회장은 처음 생각했던 대로 후속 행사를 연다.

매달 둘째 주 일요일에 계족산 숲속에서 맨발걷기 행사와 작은 음악회를 개최한다. 매년 가을엔 피톤치드 마라톤 대회를 열고 있다.

관련사진

조웅래
1959년 함안 출생
마산고·경북대 전자과
1992년 (주)5425 창업
2004년 선양 인수>> 마사이 마라톤대회를 열기까지 과정을 들려주시죠.
2004년에 선양을 인수하고 바로 가족과 함께 이사 왔어요. 대전 지역 구석구석을 달리다가 계족산을 ‘발견’한 때는 2006년이었죠.

보물을 찾은 양 기뻤어요.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던 때였는데, 공기 좋은 계족산 숲길은 최적의 연습장소였어요. 하루가 멀다 하고 시간만 나면 낮이건 밤이건 계족산을 찾았죠.

그러다 맨발로 걷고 달리게 됐고, 이 좋은 체험을 나누고 싶어 대회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처음 계족산 숲길을 알게 된 2006년만 해도 여기는 아무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었다.

그는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길에 황토를 깔았다. “맨발로 걷고 달리면 좋긴 한데, 걸림돌이 둘 있습니다. 첫째는 이상한 사람 아니냐는 시선, 둘째는 발바닥에 상처를 입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죠.

첫째 걱정은 여러 사람이 함께 걸으면 해결되고,

둘째 걱정은 황토를 깔면 문제가 없게 되죠.” 그는 “황토는 색이 발그스름하게 좋아야 하고 너무 차지면 안 된다”며 “그런 황토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너무 차지면 딱딱해지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오렌지색 티셔츠와 점퍼 차림에 모자를 쓰고 왔다. “숲의 녹색과 황토색이 썩 잘 어울린다”며 그래서 황토색과 같은 계열의 오렌지색 옷을 골라 입었다고 설명했다. 모자는 달릴 때 쓰는 운동모자가 아닌 바람이 통하는 소재의 중절모였다. 그는 “밖에서 달리고 걷는 시간이 길다 보니 햇볕을 가리는 데 필요해서 모자를 많이 장만하게 됐다”고 말했다.

“맨발로 걸으면서 회의하라”고 권장

>> 마사이 마라톤, 숲속 음악회, 피톤치드 마라톤 등 행사로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가 높아졌겠습니다. 그 효과가 실적으로 어느 정도 연결됐다고 보시는지요.

마케팅 활동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가 높아지겠지요. 당연히 그렇겠습니다만, 저희가 이런 행사를 여는 것은 꼭 그 효과를 보고자 해서는 아닙니다.

물론 행사를 개최해 사람들이 더 건강해지고, 그래야 우리 제품인 술을 더 즐겨 마시겠습니다만(웃음)…. 선양은 작으나마 사회에 기여하는 회사가 되고자 합니다. 지난해 ‘에코원 선양뮤직앙상블’을 창단해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에 찾아가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것도 같은 차원입니다.

마사이 마라톤 참가비는 ㎞당 1000원으로 저렴하다. 5㎞ 참가자는 5000원, 전체 코스인 13㎞ 참가자에겐 1만3000원을 받는다. 선양은 참가비를 대회 경비로 쓰지 않는다. 문화예술체육분야 장학재단에 기부한다. 그는 달리기와 맨발 체험을 통해 얻은 몸과 마음의 즐거움을 ‘에코 힐링’이라는 개념으로 만들어 전파하고 있다.

에코 힐링은 생태계를 뜻하는 에콜로지(ecology)와 치유를 뜻하는 힐링(healing)을 합쳐 만든 말이다. 자연 속에서 치유력을 회복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을 누린다는 뜻이다. 그는 “맨발로 걷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에코 힐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선양은 외부적으로 달리기와 맨발 걷기를 통해 고객과 만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달리기를 경영에 연결하셨는데요.

내 하루는 계족산에서 시작됩니다. 전날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새벽 5시 반이면 여기 옵니다. 대전 둔산동 집에서 차로 10분 남짓이면 도착해요. 30분 정도 걸으면 술이 깨요.

그리고 생각이 맑아집니다.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한 시간 반 걷고 나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건방진 상태’로 회사로 출근합니다(웃음). 또 임원회의를 한 달에 두 번씩 여기서 열어요. 걸으면서 얘기를 나누죠. 그리고 나서 입구 정자로 돌아와서 도시락을 먹습니다. 나는 회사 간부들한테도 사무실에서만 일하지 말고 가끔씩 여기 와서 맨발로 걸으면서 회의를 하라고 권합니다.

자연의 힘인지, 숲에 들어서면 마음의 벽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조 회장은 직원들에게 마라톤 수당을 준다. 하프·풀코스 등으로 나눠 처음 완주하면 지급한다. 그 결과 직원 200여 명 가운데 90% 이상이 10㎞ 이상을 완주했다. 풀코스는 50여 명이 완주했다. 선양에 입사하려면 3개월 수습 과정을 거친 뒤 10㎞를 완주해야 한다.

김규식 팀장은 “달리기가 확산되면서 직원들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흡연율도 뚝 떨어졌다”고 들려줬다. 하루 세 갑 피우던 조 회장은 2년 전에 담배를 끊었다.

>> 걷기, 달리기 외에 어떤 다른 취미가 있으신가요?
전에 낚시를 했는데, 요즘은 안 해요. 골프는 영 재미가 없어서 안 합니다. 10원, 20원 버는 회사에서 골프를 하는 모양도 안 어울리는 것 같고요. 대신 사람들을 만나면 이곳으로 초대해 함께 걷고 숲에서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주위 인정받고 설득하는 게 어려워

계족산 황톳길이 조 회장에겐 사교장이기도 한 셈이다. 계족산에서의 만남이 국제적인 인연으로 이어져 선양은 지난해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세이셸에서 국제마라톤대회를 개최했다.

>> 남들이 착안하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업을 키우고 업종 전환에 성공하셨습니다. 선양을 인수한 것도 그런 사례인데요.
지금은 친구들이 “술을 그렇게 좋아하더니 마침내 술 회사를 경영하는구나”하죠(웃음). 하지만 처음 이쪽 업종으로 진출하겠다, 선양을 인수하겠다고 했을 때 반대가 컸어요.

대전·충남은 지리적으로 다른 소주회사가 공략하기 쉬워 선양의 시장점유율이 낮았거든요. 하지만 난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선양의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봤습니다. 낮은 시장점유율은 빼앗을 시장이 더 많다는 것이고, 중부지역 입지는 사방으로 시장을 확대하기 유리하다고 판단했죠. 그러나 당시 선양의 임직원들은 패배의식에 젖어 있었다.

회사가 넘어갈 정도로 지속된 경영 악화로 회사에선 활력을 찾을 수 없었다. 조 회장은 직원들의 심리를 안정시키고 자신감을 불어넣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고용을 전원 승계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벌였다. 산소를 넣어 숙취가 덜하다는 데 초점을 맞춰 내놓은 신제품 ‘맑을 린’은 기대에 부응해 인기를 끌었다.

>> 그동안 아주 어려운 고비도 있었을 텐데요. 언제 가장 힘들었습니까?
사업을 하다 보면 기복이 있게 마련이죠. 주위를 설득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일이 가장 어렵습디다. 우선 사업한다고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가족에게 미안해요. 그리고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설득하는 일이 만만치 않아요.

>> 2007년 내놓은 신제품 ‘보리소주 맥’은 요즘 반응이 어떻습니까?
보리소주 맥은 스토리를 만드는 데 실패했어요. 소주라는 단어를 이름에 넣은 것도 실수였고요. 보리소주 맥은 소주보다 주질이 좋거든요.

>> 글로벌 경기침체로 소주 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는데요.
선양은 올해 2월까지는 안 좋았습니다만, 3월 들어서면서 회복되고 있습니다. 소주는 밑바닥 경기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선양은 지난해 매출 469억원을 올리며 전년도의 419억원보다 약 10% 성장했다.

주세를 포함한 매출은 약 1000억원. 조 회장은 “그동안 연구한 다양한 제품을 조만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몸집이 크다고 좋은 건 아닙니다. 강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우리만의 시장을 찾아가겠습니다. 두고 보십시오.”

달리며 맺은 인연으로 세이셸 진출
선양이 인도양 섬나라까지 간 사연

달리기는 조웅래 회장을 새로운 세계로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왔다. 선양이 ‘인도양의 진주’로 불리는 세이셸에서 개최한 마라톤 대회도 달리기를 매개로 엮어졌다.

2007년에 정부는 여수세계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한 홍보활동의 하나로 세이셸의 패트릭 필리 외무장관을 한국에 초청했다. 두바이에서 비행기로 4시간가량 떨어진 세이셸은 섬 115개로 이뤄져 있고 인구는 약 8만 명이다.

필리 외무장관을 조 회장에게 소개한 사람은 정동창 여행춘추 대표였다. 정 대표는 세이셸의 주한 명예영사를 맡고 있다. 여행춘추는 마라톤 전문 여행사. 보스턴마라톤 같은 해외 대회에 참가하는 국내 마라토너들을 대상으로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조 회장은 해외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 정 대표를 알게 됐고 2007년엔 여행춘추를 인수했다.

여행춘추 사명은 최근 ‘에코원 디스커버리’로 변경됐다. 정 대표와 세이셸의 인연 역시 달리기로 맺어졌다. 정 대표는 2003년 국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케냐 선수들을 대회가 끝난 뒤 자신의 집에서 묵게 해줬다. 그들과 함께 남산을 뛰었고 서울을 구경시켜줬다. 케냐 선수들은 주한 명예영사를 찾고 있던 세이셸에 정 대표를 추천했다. 세이셸은 케냐를 통해 외교관계를 처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이셸은 2년여 검토를 거쳐 2006년에 그를 명예영사로 임명했다. 조 회장은 필리 외무장관을 계족산으로 안내했다. 선양 직원들과 맨발 걷기를 경험한 필리 장관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런 인연으로 조 회장은 세이셸 정부에 국제마라톤대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고, 이 제안이 받아들여져 지난해 처음으로 대회가 열렸다.

올해 2월 열린 제2회 대회에선 19개국에서 온 600여 명이 쪽빛 바다를 벗 삼아 달렸다(사진). 머나먼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까지 가서 마라톤 대회를 연 까닭은 무엇일까? 조 회장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세이셸은 지리적으로는 아프리카에 속해 있지만 유럽과 중동지역 부자들이 즐겨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다. 이곳에 터를 잡고 고급 소주를 선보이면서 선양이라는 브랜드를 알린다는 게 조 회장의 구상이다.
“부작용은 술을 많이 마신다는 것”
달리기와 맨발 예찬

조웅래 회장은 2001년에 마라톤에 입문했다. 마라톤 매니어인 둘째 형을 따라 뛰었다. 네 형제 가운데 칠순인 맏형을 제외한 삼형제가 모두 달린다. 2005년 4월엔 삼형제가 나란히 미국 보스턴마라톤을 완주했다(사진). 조 회장은 “큰형님도 함께 가서‘로드 매니저’ 역할을 하셨다”고 들려줬다.

조 회장 집안은 형제들 외에 조카, 조카사위까지 달리기를 즐기는 마라톤 집안이다. 조 회장은 국내외 마라톤을 풀코스만 해도 36회 완주했다. 최고 기록은 아마추어로서 상급인 3시간23분대. 그는 “신이 주신 최고의 보약”이라고 마라톤을 예찬한다. 그는 키 172㎝에 몸무게 65㎏의 날렵한 몸매를 자랑한다.

“마라톤은 건강을 선사함은 물론이고 노력하고 연습한 만큼 성취감과 희열을 안겨주기 때문에 더욱 좋은 운동입니다.”

조 회장은 2004년 선양을 인수하자마자 바로 대전으로 이사했다. 좋은 달리기 연습코스를 찾던 그에게 계족산 숲길은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연습코스였다. 좋은 공기와 숲길을 혼자 누리기 아쉬워하던 그는 지인들을 계족산으로 초청하곤 했다.

“어느 날 지인들과 함께 온 어떤 여성분이 구두를 신고 오는 바람에 걷기 불편해 하더군요. 그 여성분의 양해를 얻어 내 운동화를 벗어주고 나는 맨발로 걸었어요. 그런데 발바닥에 전해 오는 자극이 의외로 좋았어요.” 그는 내친 김에 양말도 벗고 달려봤다. 약간 따끔거리긴 했지만 그럭저럭 뛸 만했다. 그날 저녁 발바닥이 화끈거리면서 온몸 구석구석에 열기가 퍼졌다. 그리고 오랜만에 잠을 푹 잤다.

조 회장은 불면증과 우울증에 특효약이고, 피부를 좋아지게 한다며 맨발 걷기·달리기를 적극 권했다. “흔히 발은 우리 몸의 모든 장기와 연결돼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리잖아요. 원래 인간은 맨발로 걸어 다녔고, 맨발 걷기는 자연스럽게 발바닥을 자극해 혈액 순환을 돕죠. 그런데 신발을 신게 되면서 이런 자극이 없어진 것이죠.”

그는 맨발 걷기·달리기의 부작용이라면 “술을 전보다 훨씬 많이 마시게 된다는 것”이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