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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전거 바로 타기
작성자
중앙
작성일
2009/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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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없음

자세 따라 무릎 관절염에 藥 되고 毒 되고 기사
나도 한마디 (1)
2009.11.08 03:32 입력 / 2009.11.08 04:03 수정

4050세대의 자전거 타기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바른 자세로 자전거를 타면 무릎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중앙포토]

#1. 최근 몸무게가 부쩍 는 주부 김희정(45)씨는 시큰거리는 무릎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퇴행성 관절염(골관절염)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동안 김씨는 다이어트를 위해 밤에 인근 학교 운동장을 뛰며 돌거나 가까운 산에 다니곤 했다.

그런데 의사는 조깅이나 등산보다는 걷기나 수영, 자전거 타기가 낫다고 조언했다. 이에 김씨는 큰맘 먹고 실내 자전거를 구입했다. 매일 30분씩 실내 자전거를 탔다. 고등학생 딸의 자전거를 끌고 인근 한강 둔치에도 나갔다. 그러나 무릎 통증은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심해졌다.

#2. 스스로 건강 관리에 열심인 직장인 최모(53)씨는 이른바 ‘자출족’인 회사 후배의 권유로 몇 달 전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서울 한남동 인근의 집에서부터 남산을 돌아 서울역 인근의 직장까지, 그리 멀지는 않지만 오르막길이 좀 있는 코스였다.

한동안 열심이던 그는, 지난달부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자전거 출퇴근을 거르는 날이 늘었다. 남에게 말하기도 민망한 사타구니 통증 때문이었다. 자전거를 연이어 이틀만 타도 음낭의 피부가 벗겨져 쓰리고 아픈 일이 반복됐던 것이다.

날씨는 추워졌지만 자전거 타기 열풍은 여전하다. 특히 중년에 접어들며 몸의 이상신호를 느끼기 시작한 4050세대가 뒤늦게 자전거 매니어가 된 경우가 적지 않다. 자전거 타기는 심폐 기능 향상이나 비만 치료에도 효과가 좋은 유산소 운동이다.

무릎 관절에 부담을 별로 주지 않으면서 근육은 강화시켜 준다.

그러나 잘못된 자세로 자전거를 오래 타면 오히려 무릎 건강을 해치거나, 남성은 전립선암의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의 박원하 교수와 온라인 자전거 동호회 카페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의료 자문인 김신(닉네임 ‘오쏘’) 정형외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들어봤다.

실내 자전거, 핸들 손 위치 바꿔줘야

40~50대가 되면 관절 부위를 감싸고 있는 연골이 닳아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된다.

이렇게 손상된 연골을 오래 방치하면 퇴행성 관절염이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다. 관절 주변 근육이 남성에 비해 적은 여성이 훨씬 더 취약하다.

남성도 술과 담배, 스트레스의 누적과 비만 등으로 몸의 근육과 인대가 굳어진 상태에서 무리한 자세를 취하거나 운동을 잘못 하면 연골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이럴 때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운동으로 자전거 운동을 권한다. 가벼운 조깅도 무릎 관절에 실리는 하중이 체중의 세 배나 되고, 달리기는 여덟 배에 달한다. 그러나 자전거를 타면 체중을 안장에 의지해 무릎에는 별로 무리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자전거 타기에 완전 초보라면 무리해 실외에서 타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실내 고정식 자전거도 균형감각 훈련 효과만 없을 뿐 유산소 운동이나 다리 근력 운동으로서 효과는 실외에서 타는 것과 거의 똑같다. 시속 8㎞일 때 소모되는 열량은 시간당 240㎉, 시속 16㎞일 때 420㎉ 정도다(빨리 걷기 360~420㎉, 자유형 수영 360~500㎉). 자세는 안장이 너무 낮지 않고 편안하면서 몸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주의하면 된다. 허리까지 안 좋다면 등받이가 있는 자전거를 이용하고, 운동을 하면서 핸들을 잡는 손의 위치나 모양을 조금씩 바꿔 주면 전체 자세에도 변화를 줘 근육이 쉽게 피로에 빠지는 것을 막는다.

40대가 넘으면 대개 근력이 떨어져 있으므로 실내 자전거도 무리해 탈 경우 엉덩이관절이라고 불리는 고관절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 페달 밟는 게 전혀 힘들지 않은 상태로 강도를 조정한 뒤 하루 20분씩만 탄다. 적응이 충분히 됐다고 느낄 때부터 시간과 강도를 조금씩 늘려야 한다.

남자는 엉덩이 수시로 들썩여 주면 좋아
야외에서 자전거를 탈 때는 자세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안장 높낮이부터 세심하게 점검한다. 최근엔 매일 30분 이상 실외용 자전거를 타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무릎 골관절염의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란 테헤란대 의대의 다하긴 교수팀이 골관절염 환자 480명과 정상인 490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매일 30분 이상 웅크린 자세로 있었던 사람은 골관절염의 위험이 1.5배 더 높았고, 30분 이상 자전거를 탄 사람은 두 배 더 높았던 것이다. 연구진은 관절의 과도한 사용을 그 원인으로 지적했다. 보다 더 직접적 원인은 잘못된 자세에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30분 이상 탄 것 자체보다 잘못된 자세로 오랫동안 자전거를 탄 게 문제였을 것이란 얘기다.

안장 높이는 앉아서 페달을 밟아 내린 쪽 다리의 무릎 각도가 허벅지 부분과 15도가량 되면서 발끝이 바닥에 닿을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

초보자는 약간 더 안장을 낮춰도 좋다.

페달이 가장 높은 상태가 됐을 때도 90도가 되지 않게 한다. 안장 높이가 맞지 않으면 사타구니나 엉덩이·허벅지 등에 물집도 생길 수 있다. 핸들은 기본적으로 안장보다 높아야 하고, 핸들이 너무 몸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도 피한다. 핸들 간 너비는 어깨 너비 정도가 좋다.

그런데 관절염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 야외에서 자전거를 타면 아무리 살살 타도 처음엔 대부분 무릎 통증을 느낀다. 좀 아파도 계속 타면 괜찮아진다고들 하는데 실제로 무리하지 않고 낮은 강도로 꾸준히 타면 통증이 줄어들면서 서서히 근육 강화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간이 가도 통증이 줄지 않고 심해진다면 즉시 자전거 타기를 그만두고 진료받아야 한다. 실제 증상은 심해졌는데도 자전거를 열심히 타고 난 직후에는 땀이 나고 근육이 이완되면서 통증이 일시적으로 약해지는 것처럼 느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안장이나 장비를 제대로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남성은 회음부 주변의 혈류가 압박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 써 줄 필요가 있다. 자전거를 탈 때 10분에 한 번씩 엉덩이를 들썩여 주는 것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가운데 부분에 구멍이 뚫린 안장을 이용해 볼 수도 있다.

회음부 주변의 피부가 쓸리는 증상이 있다면 사타구니부터 허벅지까지 패드가 있는 자전거용 바지를 입으면 크게 도움이 된다. 가벼운 헬멧과 전조등·후미등을 꼭 갖추고, 자전거를 타기 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 줘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김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