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제목
세계1위의 굴욕
작성자
도요타
작성일
2010/01/29
파일첨부
첨부파일없음

세계 1위라도 졸면 죽는다 [중앙일보] 기사
나도 한마디 (10)
2010.01.28 20:28 입력 / 2010.01.29 00:58 수정

세계 1위 자동차 메이커로 등극한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치명적인 시련을 겪고 있다. 미국과 유럽시장에 판매된 430만 대의 차량을 리콜하고 있다.

연간 생산대수의 절반이 넘는 막대한 규모다. 리콜 대상도 캠리, 라브4, 코롤라 등 핵심 주력 차종에 집중돼 있다. 리콜은 운전석의 바닥 매트가 가속 페달을 압박하는 사소한 결함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안전과 품질의 도요타’ 신화에 한번 금이 가자 상황은 순식간에 악화됐다. 가속 페달을 누르기 힘들거나 제 위치로 잘 돌아오지 않는 구조적 문제까지 드러났다. 도요타는 8개 차종의 생산과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극약처방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승자의 저주’는 도요타가 80년 만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꺾은 지 불과 3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전문가들은 위기의 원인을 전략의 실패에서 찾고 있다.

도요타는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마진이 높은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치중하는 바람에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13%가 줄어들었다.

여기에다 GM을 의식해 전 세계 1000만 대 생산체제 구축을 서둘면서 품질 관리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던 것도 실책으로 꼽힌다. 원가 절감을 위해 공통 부품을 사용하는 차종을 늘리면서 사소한 부품 결함이 대량의 리콜 사태라는 참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도요타의 시련이 남의 일만은 아니다.

한국의 휴대전화 산업도 일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노키아를 따라잡는 게 목표였다.

고가폰과 저가폰 시장을 골고루 공략하는 ‘다양화’ ‘차별화’ 전략이 성과를 거두면서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30%로 높였다. 노키아 추격을 눈앞에 둔 것이다.

그러나 올 들어 세계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스마트폰 열풍으로 경쟁 상대가 갑자기 노키아에서 애플로 바뀌는 중이다.

아이팟과 아이폰을 히트시킨 애플은 어제 새로운 태블릿PC인 아이패드까지 공개하면서 세계 모바일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그동안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통신업체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게 최우선이었다.

하드웨어의 품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이 성패를 좌우했다. 그러나 애플의 등장으로 기존 패러다임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혁신적인 디자인과 편리성으로 고객을 사로잡고,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무기로 통신업체까지 휘어잡고 있다.

애플은 무선 콘텐트 유통구조까지 파괴하고 있다.

아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고 작정한 것이다. 애플은 혁신적 아이디어 없이 맞서기는 어려운 존재다. 이는 스마트폰에 새로 뛰어든 구글도 마찬가지다.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 사장은 “우리는 대기업이 패망하는 5단계 중 4단계에 와 있다”며 “구세주에게 매달려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곱새겨봐야 할 경고다. 우리 대기업들도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세계시장 1위를 차지한 제품도 적지 않다. 그러나 높은 산일수록 칼바람은 거세다. 정상에 오르기도 어렵지만 오래 머물기는 더욱 힘들다. 세계 1위라도 졸면 죽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