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조건에서 승리하는 방법!!!
4.9 국회의원 총 선거가 불과 17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나라당과 통합 민주당, 자유 선진당, 창조 한국당, 민주 노동당, 진보 신당 등 주요 정당들은 사실상 지역 공천을 완료 하였다. 국회 원내 의석을 놓고 벌이는 한치 없는 싸움은 공천 과정에서 이미 막이 올랐다.
과연 누가 이길 것인가? 상대를 이기지 못하면 정치판에서 살아남을 수 없고, 설사 이긴다 해도 깨끗하고 정당하게 이겨야만 지 민 들로부터 지지와 성원을 받을 수 있다. 아름다운 승리 아름다운 경쟁이 될 수는 없을까?
모두가 최악의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이라 다들 난리 아닌 난리를 피우고 있다.
스포츠에서 보면 인간은 인간이라는 종으로 남아 있는 한 극복할 수 없는 생물학적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을 경주해 나간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서 일주일간 230km를 달리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 대회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마라톤 대회이다. 지구상에서 개최되는 도보 경주 가운데 최악의 경주로 손꼽히는 이 대회는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폭염과 모래 폭풍, 탈수, 물집 등을 선수들이 극복해야 하며 특히, 독사는 참가자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선수들은 하루 평균 30-40㎞를 완주해야 하며 넷째 날에는 71㎞를 달린다고 한다.
또한 히말라야 산의 고산지대를 달리는 히말라야 마라톤 대회로 가혹한 추위와 평지 공기의 60%에도 못 미치는 5000m에서 달리는 히말라야 산악 마라톤 대회는 말 그대로 자신과 산소와의 싸움이다.
중국의 고비사막 마라톤 대회는 총 구간 250㎞로 마라톤이기 보다는 어드벤처 서바이벌 대회라고 할 수 있는데 대회 명칭 또한 레이스(race)가 아닌 행군(march)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전남 해남 땅 끝 마을에서 강원도 고성 출입국관리소까지 달리는 622km의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 대회가 있다.
대부분의 지형이 언덕이나 모래밭은 물론 바위, 고도의 산악 지대, 계곡, 호수 지역을 통과하기 때문에 밤.낮의 일교차가 심하며 이로 인해 컨디션을 조절하기가 무척 까다롭다.
그래서 보통의 마라톤과는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대회 기간 내내 적절한 체력에 대한 안배와 철저한 훈련을 하지 않으면 완주 할 수가 없다.
지옥의 레이스라 불리는 이러한 대회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지옥의 레이스에는 없는 것이 3가지 있다.
첫째는 골인 지점은 있으나 정해진 코스가 없다는 것이다. 나침반이나 지도 등에 의지하여 자기 자신이 스스로가 판단하고 결정하여야만 한다. 이번 총선도 국회 입성이라는 목표는 있으나 방법은 모든 곳이 다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지역구에 맞는 전략을 개발 하여야만 한다.
두 번째는 옆에 뛰는 사람이 경쟁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동료가 될 수 있다. 지옥의 레이스에서 옆 사람은 경쟁자가 아니라 동료가 되는 것이다. 총선에서 분명히 옆사람은 경쟁자 이지만 한번 더 생각 한다면 경쟁자가 아니라 지역을 위해서 함께 뛰고 일할 수 있는 동료라는 것이다.
경쟁은 자기 자신과의 경쟁이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닌 것이다.
세 번째는 순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끝까지 완주 했느냐 이다. 극한의 고통을 극복하고 완주한 모두가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총선에서 경쟁은 바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것이다.
상대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승리보다 자기 자신에게 이기는 아름다운 승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이번 한번만으로 자신의 모든 정치 인생을 건다면, 미래는 없는 것과 마찬 가지 이다.
최악이라 하는 이번 선거의 극한 상황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는 지역 실정에 맞게 코스를 잘 찾아 나가야 하고 옆에서 함께 달리는 경쟁자와 경쟁의 개념을 잘 이해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챔피언이 되도록 마지막까지 정정당당한 완주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도균 경희 대학교 체육 대학원 교수
<2008. 3. 25 중부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