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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同志)와 동료(同僚) (이지항교수)
작성자
경기도체육회
작성일
2008/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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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同志)와 동료(同僚)

동지(同志)라는 단어는 1980년대 학교를 다닌 필자에게 매우 익숙한 것이지만 어딘가 부정적인 일면을 가지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내내 반공 교육을 받으며 남(南)이 아니면 북(北)이라는 이분법 적인 분류법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TV에서 들리는 ‘동지’라는 단어는 대부분 우리가 아닌 저 북쪽의 사람들끼리 쓰는 말들 이었다. 또한 대학에서 한참 학생 운동이 활발할 당시 동지는 ‘우리’를 지칭하는 말이었지만 왠지 주위를 둘러보면서 쓰게 되는 단어였다.

필자의 인문학적 지식이 모자라기는 하지만 동지의 사전적 의미를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 이라고 해석하는데 무리는 없을 듯하다. 그런데 요사이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을 부르는 것이 어색한 것은 필자만의 경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동지들 끼리 모여 그 뜻한 바를 펼치고자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하는 생각이다. 나쁠 것은 전혀 없어 보인다.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것이. 다만 신기한 현상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만 모이기를 즐기며 뜻이 같지 않으면 함께하지 않으려는 (그래도 적으로 몰지 않으면 다행이긴 하지만) 우리의 모습들이다.

사회생활에서도 처음 만나 서먹한 사람들끼리 일단 코가 삐뚤어지게 술을 마시고 의기투합을 한 후에야 집단으로서의 의식이 생겨난다. 하다못해 고향, 학연 등의 집단적인 공통점을 가지고 집단의식이 생성 된다. 그런데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여기에 참여할 여지가 별로 없다. 그래서 또 스스로 동지들을 규합하거나 외톨이로 고군분투 한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집단 들이 왜 동지들로만 이루어져 있는지 왜 동지가 되어야 집단의 구성원으로 인정을 받는지 그 뿌리를 파헤치고픈 생각은 없다. 다만 ‘적과의 동침’이 어려운 우리의 정서가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든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가 될 수 없는 현상은 이제 여기 저기 큰 사회 문제로 까지 대두된다. 수많은 귀화 외국인들 및 그들의 자녀들이 이미 고통 받고 있다. 이런 문제가 아주 없는 나라들은 없겠지만 우리는 나와 다르면 적이라는 반공 교육의 영향 때문인지 이런 현상이 매우 두드러진다.

요즘 스포츠 계에는 여러 관련 집단의 구조 조정이 한창이다. 이 집단들에는 여러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 운동선수 출신들은 그들의 경험을 통해 한 목소리를 낸다. 관료/실무자 출신들은 그들의 행정 능력을 강조하며 학계 출신의 인사들은 그들이 가진 전문지식을 내세운다. 이들 동지들은 상대방을 전투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싸워(아니면 달래서) 쟁취하려고 한다.

나와 달라도 ‘우리’가 될 수 있다. 굳이 동지가 아닌 동료로써의 집단의식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되어진다

이지항교수

<2008. 11. 25 중부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