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10구단 창단, 수원시에
수원시가 프로야구 10구단 창단과 관련한 첫 단추를 잘꿰었다. 수원시는 경기도의 도움을 받아 물밑 조율을 하던 KT와 손잡고 10구단 창단 계획을 발표해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전북에 비해 한발 앞선 행보를 보이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KT의 구상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승인이 나는 대로 창단작업에 착수, 2014년 2군리그 참여와 2015년 1군리그 데뷔를 목표로 하고 있다. 10구단 창단문제는 시장논리와 지역안배의 차원으로 양분돼 수원과 전북이 사활을 걸고 유치전을 전개하지만 그동안 야구단을 운영할 창단기업이 수면위로 부상하지 않아 애를 태우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6일 전격적으로 KT가 수원시에 연고를 둔 야구단을 창단하겠다고 공식 발표 함으로써 창단 수순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뒤질세라 전북도 향토기업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고 밝히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KBO의 10구단 창단여부가 결정되면 컨소시엄 참여 기업을 공개하겠다는 전제 조건을 달아 어느정도 구성됐는지는 알수 없지만 전북으로서는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게 됐다.
현대유니콘스를 인수하려하다 사외이사들의 반대에 부닥쳐 무산된 KT의 조심스런 행보에 물밑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수원시와 경기도는 KT에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2만5천석 규모로 야구장을 증축, 리모델링해 25년간 무상 임대하고 수익사업권및 경기장 명칭 사용권리 등도 일임했다. 또 2군 연습구장및 훈련장 부지도 알선해주고 인덕원~화성 동탄을 잇는 지하철이 개통되면 ‘KT수원야구장역’ 명명, 창단후 최첨단 시설을 갖춘 야구장 건립 등이다. 이같은 지원약속은 야구에 관심있는 기업이면 모두 참여 할수도 있는 조건이다. 물론 관심만 갖고 참여 할 수는 없지만 여하튼 선수단 구성 이외에 부가적인면을 충족시켰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이같은 수원시와 경기도, KT간의 협약에 의한 창단 발표로 인해 10구단 창단을 반대했던 기존 구단들은 창단을 미룰 명분을 잃게 됐다. 오는 13일로 예정된 이사회의 안건으로 창단문제를 거론하기는 이르다는 전망도 있지만 중소기업이 창단할 경우 미래를 보장할수 없다는 주장의 설득력을 잃는 등 더 이상 늦출 수 있는 이유가 없는 만큼 구단들이 조속히 매듭 지을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KBO는 지난 7월 프로야구선수협회에 올해중 10구단 승인여부를 결정하고 내년 3월까지 창단 주체를 결정하겠다고 로드맵을 약속했지만 상황이 급변한 만큼 이번 이사회서 창단을 전제로 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다시 제시 하는 등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수원시와 경기도, KT의 전격적인 발표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수원시의 프로야구 창단은 김문수 도지사의 제의를 염태영 시장이 받아 들이며 성사됐다. 이로인해 야구단 창단 기업 물색은 경기도에서 맡고 야구와 관련된 시설및 인프라는 수원시에서 추진하는 등 전북의 4개 도시 협력 보다 더욱 공고하게 이뤄져 좋은 결실을 보았다.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김문수 도지사는 “이석채 KT 회장과 거의 2년간 내연관계를 유지했다”고 말해 수원시 프로야구단 창단 기업으로 처음부터 점찍고 꾸준히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또 “그동안 공개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양해해 달라”고 부탁하며 “외풍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였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프로야구단 창단과 관련, KT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고 할수 있다. KT는 전북에서도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보안을 유지하며 기업을 물색했지만 최근 KT의 수원시 야구단 참여가 일부 언론에 흘러나와 더 이상 부정할 수도 없고 대선과 연계될까 우려하는 야구인들의 여론에 수원시와 경기도, KT가 야구단 창단에 대한 의지를 먼저 표명한 것이다.
이제 KBO이사회가 걱정했던 야구단 운영기업이 대기업인 KT로 확정된 만큼 선정과정을 위한 수순을 밟아야 한다. 더욱이 전북에서 강조하는 지역적 배려라 하면 수도권이라는 특성 때문에 1천200만명이 넘는 경기도와 115만명의 수원시가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않된다. 광주에는 프로야구단이 있는데, 전북은 없다라는 논리는 서울과 인천은 있는데 경기도에는 없다라는 논리와 같다 하겠다. KT가 수원시를 선택한 이유는 시장성과 열기다.
<중부일보 문화체육부 오창원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