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과 ‘김연아’로만 기억되는 한국 겨울 스포츠의 현실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선수가 있다. 바로 피겨 대표팀의 청일점 김민석(16.군포 수리고)이 주인공이다
동계올림픽 도전장 내민 ‘피겨 청일점’ 김민석
‘동계올림픽 참가티켓을 따는 것은 어려운 과제입니다. 하지만 시니어 무대에서 어떤 정도의 수준인지 알아볼 좋은 기회입니다.
‘ 동계올림픽 출전은 겨울 스포츠 종목에 몸을 담은 모든 선수의 꿈이다. 더구나 한국처럼 쇼트트랙을 제외한 겨울 종목의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는 일은 사실상 ‘하늘의 별’을 따는 것과 마찬가지다.
‘쇼트트랙’과 ‘김연아’로만 기억되는 한국 겨울 스포츠의 현실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선수가 있다. 바로 피겨 대표팀의 청일점 김민석(16.군포 수리고)이 주인공이다.
지난 18일 오후 태릉실내빙상장. 김민석은 김세열(36)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번 시즌 새 프로그램을 반복해서 연습했다. 아직 한낮의 태양은 뜨겁지만 차갑기만 한 빙상장 안에서 바람을 가르며 얼음 위를 미끄러지는 김민석의 볼은 발갛게 상기됐다.
김민석은 지난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치러진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 출전해 쇼트프로그램에서 39위에 머물면서 24위까지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출전기회를 놓쳤다.
더불어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순으로 주어진 24장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티켓도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전 세계 유명 선수들이 한자리에서 경쟁했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경험을 했고, 이제 목표를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네벨혼 트로피 2009′(24~26일.독일)에 맞췄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김민석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김연아(19.고려대)와 함께 여름 전지훈련을 치렀고, 김연아의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에게 특별지도를 받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김연아의 스승이었던 김세열 코치와 입안에서 단내가 풀풀 나는 훈련을 치른 김민석의 실력은 쑥쑥 자랐다.
지난 시즌 60점대였던 쇼트프로그램 점수가 최근 뉴질랜드에서 열렸던 팬퍼시픽선수권대회에서 90점대로 뛰어올랐다. 김세열 코치는 ‘지금 수준이라면 총점 180점대도 기대해볼 만하다’라고 칭찬했다.
가장 큰 발전은 점프다. 그중에서도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은 이제 ‘넘기 어려운 벽’에서 가장 자신이 있는 기술로 바뀌었다. 김민석은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을 시도했지만 착지가 좋지 않아 훈련에서도 착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5개월여가 지난 지금 김민석의 장기는 트리플 악셀이 됐다. 팬퍼시픽대회에서는 가산점까지 받았다는 게 김 코치의 설명이다.
이제 김민석의 과제는 네벨혼 트로피 2009 남자 싱글에서 6위 이내에 들어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티켓을 따내는 것이다. 발등이 아프고 종아리 근육의 상태도 그리 좋지 않지만 꿈을 향해 내달릴 준비를 마쳤다.
김민석은 이번 시즌 새 프로그램은 영화 물랭루즈의 삽입곡 볼레로(쇼트프로그램)와 스페인의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비센테 아미고가 작곡한 ‘포에타'(프리스케이팅)다.
지난 시즌 서정적인 음악에 맞춰 연기했던 김민석은 강렬한 느낌의 음악으로 한결 성숙해지고 탄탄해진 연기력을 뽐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과연 하루 6시간의 빙상 훈련과 3시간의 지상훈련을 견뎌온 김민석이 꿈에 그리던 동계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을지 피겨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중부일보)
2009. 9. 21
경기도체육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