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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에도 끄떡없는 생존 노하우
작성자
회사가 잡는 사람
작성일
200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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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에도 끄떡없는 직장 생존 노하우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비밀
<이 기사는 weekly chosun 204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박영철 차장대우 ycpark@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요즘 한국인들 사이에 최대 화두가 무엇일까.

설문조사를 하면 당연히 생존(生存)이 1위로 나올 것이다.

불황이 유례없이 극심할수록 살아남으려는 욕구도 커지는 법이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삶의 터전은 직장이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직장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어떡해야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이 고민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러나 유경험자의 충고가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이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책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이 나왔다.

저자는 일간지 기자를 거쳐 국내 최대 헤드헌팅업체를 운영하는 신현만씨.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신현만 사장을 만나 그의 조언을 들어봤다. 그는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거침없이 진솔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책에 있는 내용과 저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섞어서 소개한다.

승부근성을 키워라
인화(人和)보다는 독종…
실행력과 돌파력 필요한 때

요즘 기업들이 가장 중시하는 덕목은 ‘승부근성’이다.

LG그룹이 만년 2등인 원인을 분석했는데 결론은 사람이 문제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직원을 뽑을 때 성과를 내는 사람(독종)에 최우선 순위를 두었다. ‘인화(人和)’로 상징되던 LG의 기업문화가 바뀐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승부근성이 있는 사람은 업무완성도가 높고 실행력과 돌파력이 있다.

기업들이 승부근성을 중시하면서 채용과정에서 인터뷰가 엄청 중요해졌다.

인터뷰할 때 지식은 별로 안 묻고 인성을 묻는데
핵심은 승부근성이다.

직장인의 가치는 네트워크에 달렸다
우군을 최대한 만들어라… 동료 대·소사 챙기기부터

승부근성 다음으로 중시하는 덕목은 조직적응력이다.

다른 말로 ‘네트워크’다.

이른바 명문대학 출신들이 조직 내에서 인기가 없는 이유는 이들이 대개 협업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들은 대체로 상사에게도 고분고분하지 않다.

그러나 직장생활의 대부분은 조직 안에서 동료, 선후배와 함께 팀을 이뤄 해나가야 한다. 외국계 기업들이 직원을 채용할 때 꼭 따지는 요소도 바로 팀워크 능력이다. 벤처기업가 안철수씨는 “팀워크가 필요 없을 것 같은 전문가에게도 전문지식 못지않게 팀워크가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인맥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인맥도 실력이다.

학연, 혈연, 지연에만 매달리지 말고 나를 도와줄 우군(友軍)을 최대한 만들어라. 과거에는 네트워크의 핵심이 초·중·고 동창이었다.

그러나 요즘엔 입사 동기와 첫 직장 동료 등이 가장 중요한 구성원으로 주목 받고 있다. 다른 데 가서 네트워크를 만들려고 애쓰기 전에 먼저 동료부터 챙겨라.

우선 동료들의 대소사와 경조사, 그들과의 점심식사와 저녁회식에 정성을 쏟아라. 삼성경제연구소가 운영하는 임원급 대상 유료 정보 사이트인 ‘세리CEO’에서 CEO의 최고 덕목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네트워크 관리능력을 뜻하는 ‘대인지능’이 최고로 뽑혔다.

웃고 떠드는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다.
참석은 필수다.

회식에 참석하면 회사와 동료에 대한 온갖 정보를 주고받고 업무와 직장에 대한 서로의 생각과 태도를 이해하게 된다. 따라서 회식에 빠지는 사람은 회사 돌아가는 사정에 밝을 수 없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그는 점점 조직에서 외톨이가 된다. 상가와 회식 장소에서 당신의 운명이 결정된다.

직장인의 수명은 영업 마인드에 달려 있다
지위 올라갈수록 회사가 요구하는 것은 ‘영업력’

구직난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기업들이 구인난을 호소하는 직무가 있다.
바로 영업직이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울 때 기업은 영업력을 강화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경기가 나쁠 때 투자는 할 수 없어도 판매는 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황이 극심할수록 영업이 곧 기업의 생명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영업직은 회사가 마지막에 정리하고 회사에 여력이 있어 새로 인력을 채용할 때는 맨 먼저 뽑는다. 억대 연봉자는 대부분 영업사원이다. 이제 모든 직장인에게 영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영업과 거리가 멀 것 같은 IT(정보기술) 개발 분야를 예로 들어보자.
시작은 엔지니어로 해도 일정한 지위에 오르면
프로젝트를 따오고 후배들의 판로를 열어주는 영업을 해야 한다.

10년차 엔지니어에게 회사가 바라는 것은 영업력이지 기술력이 아니다.

교수, 의사,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직도 마찬가지다. 교수가 연구만 하고 강의만 하면 되던 시대는 지났다. 전공 프로젝트도 따오고 학생을 많이 유치하지 못하면 무능한 교수로 낙인 찍힌다.

이제는 목사, 스님까지도 대단한 영업 마인드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인사에서 기술 라인 사장 대신 세일즈마케팅 라인의 최지성 사장이 차기 CEO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CEO나 상사는 자주 보는 사람을 발탁한다
눈에 띄어라, 존재를 알려라… 다만 준비돼 있어야

직장인들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괜히 사장이나 임원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사장과 임원을 피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한 헤드헌팅 회사가 경영자 13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사장과 임원을 멀리하는 직원은 제대로, 즉 자신의 능력에 따라 승진하기가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에 따르면 경영자들의 68%는 자신이 ‘자주 보는’ 직원을 발탁했다.

유능한 직원이나 성실한 직원보다 자주 만나고 소통하는 직원을 먼저 승진시킨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자주 보는 사람’이 우선시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인간관계와 조직생활에서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대부분 직장인들은 승진하고 싶고 발탁되고 싶으면서도 일상에서는 어쨌건 사장이나 임원에게서 멀어지고 피하려 든다.

직장인에게 능력과 성과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그러나 능력과 성과가 있다고 다 승진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기본조건이기 때문이다.

기본만 갖춰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윗사람의 눈에 띄어야 한다. 나의 존재를 알려야 한다.

내가 준비되어 있음을 기꺼이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 준비도 없이 가까이 갔다간 괜한 낭패만 겪고 말 것이다. 가까이 있으면 상대를 잘 알게 되는 법이다. 불성실하고 성과가 부진하고 태도가 미진하다면 아무도 눈여겨봐주지 않는다.

오히려 성격 부적격자로 영원히 낙인 찍힐지도 모른다. 이렇게 볼 때 CEO와 접촉한다는 것은 기회이자 시험이다.

학벌 굴레서 벗어나려면 희소 자격증을 따라
변리사·감정평가사·프로젝트관리전문가…

뒤늦게 대학을 가는 건 신중하게 판단하라. 방송통신대학, 사이버대학, 독학사는 공공 분야에서만 인정해주는 학위라고 보는 게 현실적이다. 학벌을 높이기 위해 대학원을 가도 우리 기업은 일반적으로 학부를 기준으로 삼는다.

석사만으로는 ‘학력 업그레이드’가 어렵고 박사과정까지 이름 있는 대학에서 마치는 것이 보다 확실하다. MBA(경영학석사)에 관심을 갖는 이가 적지 않은데 MBA는 막대한 비용만 소요될 뿐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학벌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싶다면 희소가치가 있는 자격증을 따라.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감정평가사 등이 좋은 예다. 이들 자격증 외에 최근 인기 있는 자격증으로 국제공인정보시스템보안전문가(CISSP), 프로젝트관리전문가(PMP), 미국공인회계사(AICPA), 재무위험관리사(FRM), 공인재무분석사(CFA), 공인내부감시사(CIA), 국제공인정보시스템감시사(CISA) 등이 있다.

학벌의 벽은 여전히 높다
“실력이 중요?”… 채용 때 대학 등급제는 공공연한 비밀

“요즘은 학벌보다 실력이 중시된다”는 언론 보도에 속지 말라. 현실은 다르다. 최소한 채용과정에서는 학벌이 우선이다. 한국 최고의 직장이라는 주요 공기업에는 상위 9개 대학 출신만 취직할 수 있다는 말은 괜히 떠도는 풍문이 아니다.

심지어 모 공기업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대학 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기업은 대학뿐 아니라 과에도 등급제를 적용한다. 경력채용에서도 학벌은 중요하다. 기업의 인재추천 의뢰를 받아보면 90% 이상은 학벌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내세운다.

직장에 따라 신분이 결정된다
직장을 떠나는 순간 내 브랜드는 폭락함을 명심할 것

이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직장 디바이드(devide)’라고 하고 싶다. 지금의 우리 사회를 보면 신분을 가르는 또 하나의 기준이 생겨난 것 같다.

바로 직장이다. 대학 졸업 후 어느 직장에 들어가느냐, 또 이후 어떤 직장으로 옮겨다니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직장인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기업이나 공기업, 외국계 기업 등 연봉이 높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자신의 연봉이 바로 자기자신의 가치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 때문에 지금의 직장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도 당연히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명심하라. 직장을 떠나는 순간 내 브랜드는 폭락한다는 사실을.

김용철 사건 이후 충성심 더 강조
뼈 묻을 각오로 다시 시작해야 주변 평가 달라진다

‘김용철 변호사 사건’ 이후 삼성을 비롯한 많은 기업에서 외부 영입 인사를 꺼리고 최대한 내부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중용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재무, 회계, 경리 등 자금관리 부서와 기획·전략 부서, 비서실 등은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충성심이 없는 직원은 아예 발령을 내지 않는다. 조직의 핵심에 가까울수록 충성심의 강도는 세진다.

자신이 충분히 유능한데도 직장에서 잘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자신이 특히 윗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는지 판단해봐야 한다.

회사에서 인정 받고 싶으면 마음만 고쳐먹으면 된다. 뼈를 묻을 각오로 다시 시작하라. 피곤하기 짝이 없던 직장생활이 달라질 것이다. 곧 주변에서 그 동안 몰라보던 당신의 유능함과 가능성을 알아봐줄 것이다.

만약 회사의 정신과 가치를 존중할 수 없다면 한시라도 빨리 다른 직장을 찾아봐야 한다.

회의 때 침묵하면 무능하다는 딱지만 남는다
기회 잡고 싶다면 적극 표현하고 의견을 내라

경영자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인재 감별법을 들라면 나는 주저없이 ‘회의’를 꼽는다. 시대는 확실히 달라졌다. 이제 지나친 겸양은 미덕이 아니라 무능력의 징표이다. 일을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은 회의 때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들고 온다.

반면 회의 내내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있는 사람은 공부와 고민이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 더 이상 그를 경청하는 사람, 겸손하고 신중한 사람으로 보아줄 윗사람은 없다. 회의 때 침묵은 독이다.

기회를 잡고 싶다면 오늘부터 당장 적극적인 표현과 의견 제시 습관을 기르자. 인원이 많이 모이는 회의나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다면 두 번, 세 번 신경을 쓰고 미리 연습이라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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