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력 없인 살 못 뺀다고? [조인스] 기사
나도 한마디 (1)
Woman Vs. Cookie
손쉽게 건강한 생활습관 몸에 익히는 5가지 요령
관련사진
머리는 살을 빼야 한다고 아우성이지만 손은 또 과자를 집어 든다. 잘해 보려고 해도 늘 엉뚱한 길로 빠져드는 이유가 뭘까? 정말 짜증나는 일이다. 1년 중 이맘때가 되면 특히 그렇다. 서양에선 할로윈에 폭식을 하고 나면 곧바로 추수감사절이 닥치고 이어 연말 연시 파티가 기다린다.
끊임 없는 유혹에 분연히 맞서고 싶지만 구제불능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최근 발표된 미국 심리학협회(APA)의 연례 스트레스 조사 보고서를 보자. 건강을 증진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생활방식의 변화를 이뤄낼 의지가 약하다고 말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여성들이 말하는 의지력을 연구자들이 자세히 들여다본 결과 대개는 실제 의지력과는 별 상관이 없었다.
필라델피아 소재 여성 정신건강 센터의 헬런 쿤스 소장은 “여성들이 말하는 의지란 종종 실제로 진행 중인 일을 오도하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일부 여성의 경우 자신이 의지력이 약하다고 말할 때는 너무 지쳤다는 뜻이다. 필요한 변화를 이뤄낼 여력이 없다는 이야기라고 쿤스가 말했다.
또 다른 훼방꾼은 우울증이다. 여성이 이런 기분 장애에 시달릴 확률은 남성의 두 배다. 비현실적인 목표 역시 더욱 건강해지려는 열의에 찬물을 끼얹는다. 쿤스는 “크리스마스 전까지 10kg를 감량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포기해버린다”고 말했다. 비합리적인 기대도 여성들을 괴롭힌다.
자녀, 노부모, 심지어 동료까지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기대는 마당에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여성이 많다고 쿤스가 말했다. 그런 상황을 되돌릴 방법이 없을까? 다섯 가지 요령을 소개한다.
0 1 휴식을 취하라
여성은 잠이 들거나 질 높은 수면을 유지하기가 남성보다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낮에 더 많이 졸린다. 그 이유는 여성의 연령과 처지에 따라 다르다. 임신을 했기 때문에, 갓난 아기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또는 폐경으로 밤에 땀을 흘리는 바람에 밤잠을 못 이루기 때문이다.
제대로 진단 받지 않은 수면 장애에 시달리는 여성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무호흡증(수면 중 일시적인 호흡 정지)이다. 무호흡증은 남성들 사이에선 흔하지만 여성도 50세를 넘기면 위험이 커진다. 비만도 무호흡증을 유발한다.
그래서 비만이 되면 잠을 잘 못 자고, 잠을 설치면 피로가 쌓여 음식과 운동에 신경을 쓰지 못해 더 살이 찌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휴식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면 심장병을 비롯해 다른 만성 질환의 위험도 더 높아진다.
0 2 우울증을 치료하라
여성은 우울증이나 불안증 같은 기분 장애에 시달리기 쉽다. 또 필요한 치료나 상담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분이 우울할 때는 생활방식의 변화가 불가능해 보인다. 아울러 우울증에 시달리면 과식이나 운동 기피 등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하기가 더 쉽다. 치료를 받아야 할 다른 이유도 있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어머니들은 자녀를 우울증이나 불안증에 빠져들게 할 가능성이 크다.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약물치료도 가능하고 인지행동치료도 있다. 비영리 단체 코크레인 컬레버레이션의 보고서에 따르면 행동요법에다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곁들이면 체중 감량에 매우 효과적이다.
행동요법은 여러 가지 주어진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를 두고 달리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불안증도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흔하게 나타나며 생활습관을 바꾸려는 의지를 꺾어놓기 쉽다.
예일대 심리학자 수전 놀런-호크세마는 흥미로운 조사를 했다. 여성들이 ‘반추’를 얼마나 많이 하느냐는 문제다. 여성들은 이미 내린 결정이나 당면한 문제를 계속 돌이켜 생각한다. 그런 반추는 불안증과 우울증의 위험을 높인다.
불안증, 우울증, 수면 부족은 서로 관련이 있다.
우울증이 있는 여성은 수면 장애에 시달리기 쉽다. 불안증도 잠을 쫓는다.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다음날 해야 할 일을 걱정하기 때문에 잠을 청해도 잠이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쿤스는 잠자리에 들기 약 한 시간 전에 다음날 해야 할 일의 목록을 만들고 난 뒤 아침까지는 거들떠보지 않는 습관이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밤에는 휴식이 최우선이라야 한다.
03 목표를 낮게 잡아라
단번에 완전히 날씬해지려고 식이요법이나 운동을 시작하면 필패다. 쿤스는 쉽게 달성 가능한 작은 목표들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2km 달리기보다 처음에는 하루 10분씩 걷다가 점차 그 시간을 늘려가는 방식이다. 단시일에 체중을 많이 줄이려고 애쓰지 마라. 점진적인 접근법이 최고다.
처음에 2kg 감량을 목표로 했다가 그게 이뤄지면 또다시 2kg을 감량 목표로 삼아라.
“작은 목표를 하나씩 달성하면 자신감과 성취감이 저절로 생긴다”고 쿤스가 말했다.
04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라
남의 도움 없이 생활방식을 완전히 뜯어고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APA의 연례 스트레스 조사 보고서에서 성인의 3분의 2는 병원에서 만성 질환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주로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다. 70%는 체중을 줄이라, 운동을 더 하라, 담배를 끊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변화를 이루는 데 필요한 도움을 제공 받았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의사들은 생활방식을 바꾸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듯하다”고 APA의 캐서린 노덜이 말했다. 의사에게만 기댈 필요는 없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 다이어트 단체들이 도움이 된다.
특히 집이나 직장에서 필요하다고 느낄 때 수시로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쿤스는 여성의 경우 같은 목표를 가진 다른 여성들에게서 도움을 얻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함께 걷기 운동을 할 사람을 구하면 서로가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녀를 학교와 학원에 데려 갔다 오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머니라면 다른 어머니와 짝을 이뤄 운전을 교대로 하면 운동할 짬을 내기 쉽다.
남편과 자녀도 반드시 함께 운동하라. “저녁을 먹은 뒤 TV를 보지 말고 가족 단위로 산책을 나가면 얼마나 좋은가”라고 쿤스가 조언했다.
05 남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라
위에서 제시한 요령들은 여성이 자신을 잠시나마 최우선으로 생각해도 괜찮다고 느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쿤스는 비행기를 탔을 때 이륙 전에 승무원이 하는 지시가 좋은 예라고 말했다. 어린 아이를 동반한 경우에는 자신이 산소 마스크를 먼저 착용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을 도와줄 여건이 마련된다.
건강을 증진하는 데도 똑같은 조언이 적용된다. 먼저 자신을 잘 돌보면 당신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돌봐줄 여력이 훨씬 많아진다.
BARBARA KANTROWITZ, PAT WINGERT 기자 / 번역·이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