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종목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썰매종목들이 대거 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는 경사를 맞았다.
우리나라의 썰매종목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대한체육회가 1989년 국제루지연맹에 가입했지만 당시는 선수가 없어 활동이 전무한 상태였다. 이후 강광배(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부회장) 한체대 교수가 오스트리아 유학당시인 1999년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에 등록 함으로써 실제 국내종목으로 자리 잡았다고 할수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는 썰매종목 뿐만 아니라 동계종목의 경우 기후적인 여건과 특별한 시설이 필요한 관계로 하계종목에 비해 국민적 관심을 얻지 못했다. 이같이 어려운 여건을 딛고 선수들의 노력으로 일군 결실이라 더욱 값진 평가를 받을 만 하다.
▶ 썰매종목은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등으로 나뉜다. 봅슬레이는 2인승및 4인승으로 원통형 썰매에 앉아서 타는 것이고 스켈레톤은 엎드려서, 루지는 누워서 타는 방식이다. 썰매종목의 동계올림픽출전은 개척자인 강 교수가 1998년 나가노 올림픽을 시작으로 2010년 밴쿠버 올림픽까지 4회 연속 출전한바 있다. 전문화가 이뤄지지 않고 선수층이 얇다 못해 없다 시피한 우리의 현실에서 모험으로 루지와 스켈레톤, 봅슬레이를 넘나들며 3개 종목에 잇달아 출전한 강교수는 이로인해 세계에서 썰매종목 모두 출전한 유일한 선수로 기록됐다. 밴쿠버 올림픽 이후 강교수의 은퇴로 썰매종목에 위기감이 돌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해 봅슬레이 국가대표 공개선발전을 치러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을 집중적으로 조련한 결과 소치 올림픽에 대거 출전하는 성과를 이뤘고 2018 평창올림픽에서의 메달획득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이제 썰매종목의 대표적인 주자로 경기도 BS연맹 소속의 원종윤(파일럿)과 서영우(브레이크맨)가 봅슬레이서, 윤성빈(한체대)이 스켈레톤에서 활약하고 있다. 원윤종은 입시체육으로 성결대 체육교육학과에 진학한 것 이외에는 체육과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호기심으로 참가한 국가대표 공개 선발전을 통해 선수로 입문, 특유의 근성과 집중력으로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파일럿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며 한국 봅슬레이 수준을 한단계 끌어 올리고 있다.
그는 뒤늦게 운동을 시작했지만 썰매를 미는힘과 가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몸무게가 경쟁력이라고 판단, 대표팀 선발전 당시 84kg이던 몸무게를 100kg이상으로 만드는 등 봅슬레이의 매력에 푹빠져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무슨짓(?)이든 다하고 있다. 연일 상종가를 치닫고 있는 봅슬레이 도선수단이 보다 안정적으로 훈련에 전념할수 있도록 도의회에서도 지난해말 2억원의 예산을 편성, 지원하며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소치올림픽서는 썰매종목도 국민적 관심사로 떠 오를지 자못 궁금하다.
<중부일보 2014.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