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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약과 독
작성자
겨울운동
작성일
2008/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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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면 보약, 잘못하면 독이 되는 겨울운동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또는 평균수명)은 79.6년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경우 남자아이는 76.1년, 여자아이는 82.7년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은 10년 전보다 무려 5.2년이나 늘었다.

남자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같고 여자는 0.9년 정도 길다.

나이 60줄에 들어서면 환갑잔치를 하며 노인 대접을 받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의 60대는 과거의 50대 이상으로 체력이나 정신세계가 젊다.

지금처럼 기대수명이 자꾸 늘어나면 100세 노인이 장수한다 하여 언론의 인터뷰 대상이 되지 않는 시대도 조만간 올 듯하다.

이상한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런 발표에 귀 기울일 만큼 평균수명에는 관심을 두면서 평균수명에서 질병이나 장애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는 시간을 뺀

‘건강수명’에는 관심을 덜 기울인다. 인생을 질의 기준에서 바라보는 관점으로는 안타까운 일이다.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도시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의 운동량은 감소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한 번에 30분 이상, 한 주에 5일 이상’

걷기 실천율은 2005년 60.7%에서 2007년 45.7%로 2년 사이에 15% 포인트나 줄었다.

그래서인가, 비만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1998년 비만율은 26.0%이었다. 그런데 2007년에는 31.7%로 약 10년 사이에 5.7%나 늘었다. 보건복지가족부의 조사를 따르면 비만의 가장 중요한 증가 원인은 운동부족이다.

운동부족과 관련이 있는 비만,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의 생활습관병은 ‘운동부족병(運動不足病, hypokinetic disease)’이라고 불린다. 이들 생활습관병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운동부족 현상 때문에 나타나기 쉬우므로 도회병 또는 도시병이라고도 불린다.

움직임이 줄어드는 겨울철에는 운동부족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겨울은 춥고 건조하며 바람이 많은 계절이다. 천지의 만물이 속으로 들어가 활동을 멈추고 있는 시기이다.

자연계는 그처럼 활동을 멈추지만,

인체는 추위에 대비하여 열을 생산하기 위해 좀 더 활발한 대사작용이 이루어져야하는 시기이다.

그런데 겨울이 되면 추위로 인해 실내생활이 늘고 운동량이 줄어들어 우리의 체력이나 면역력은 떨어지게 된다. 즉 겨울은 사계절 중 가장 운동이 필요한 계절이지만 실제로 운동량은 가장 줄어들기 쉬운 계절인 것이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현대인의 질병이라고 불리는 심장병과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을 예방할 수 있고 면역력을 길러 큰 병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자칫 의욕만 앞세워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보면 오히려 운동 중 사고를 당하거나 부상이나 병을 키울 위험도 있다. 즉, ‘잘하면 보약이 될 수도 있고, 잘못하면 독약이 될 수도 있는 것’이 겨울운동이다.

한의학의 원전인 ‘황제내경·소문’은 겨울의 생활 방법에 대하여 이렇게 적고 있다.

“겨울 석 달은 폐장(閉藏)이라고 하는데,

물이 얼고 땅이 갈라지니 몸을 많이 움직여서 양기(陽氣)를 요동시키지 말고,

숙면을 취하고 햇볕이 있을 때 움직이며,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양기를 요동시키지 말라는 그런 한의학의 관점을 원용하여 겨울철 운동요령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조절하자.

겨울철에는 아무래도 체력이 저하되기 쉽다.

그렇기에 할 수 있는 운동이나 강도 또한 다른 계절과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 이전에 야외에서 달리기를 즐겼다면 빠르게 걷기로 바꾼다든지 실내에서 러닝머신을 하는 쪽으로 바꿔본다.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이자, 근골격계에 부담이 없는 수영도 좋다. 특히 겨울에 새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평소에 하지 않던 운동을 만회하기 위해 무리하게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본 운동은 약한 강도로부터 시작해 점차 강도를 높이다가 마지막에는 다시 약한 강도로 돌아와 높은 강도에서 한 것과 같은 시간만큼 해주는 것이 좋다.

둘째, 새벽운동보다 오후운동을 한다.

안전하기 때문이다. 여름과 겨울 사이에는 우리 몸이 5~10mmHg의 혈압 차이를 보인다. 가을에서 겨울에 걸친 한랭기에 혈압이 높아지므로, 몸이 채 활성화되기 전에 추운 바깥에서 운동을 하다보면 뇌졸중, 심근경색 등이 초래될 수 있다. 그러니까 겨울철 운동은 되도록 기온이 오른 낮이나 몸이 충분히 활성화된 오후에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겨울이 되면 추위로부터 몸을 지키려는 몸의 생리적 작용으로 인해 중풍이나 심장병이 더 잘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이 있는 사람, 나이가 마흔 살이 넘어서 운동을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

겨울철 새벽운동은 가능하면 삼가하고 오후시간을 이용하도록 한다.

셋째, 겨울에 맞는 방한용 운동복장을 갖추자.

밖에서 운동을 한다면 무엇보다도 체온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 운동복장은 운동을 해야 하는 인체의 기능을 최대한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보온관리를 철저히 해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냥 두꺼운 옷을 입고 운동에 나서는 것보다 가볍고 땀을 잘 흡수하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것이 좋다. 젖은 운동복이나 장갑은 동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하고 운동 후에는 땀을 식게 하지 말고 빨리 목욕을 해주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어 몸을 보호해야 한다. 또한 모자, 방한밴드 등으로 머리보온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장갑도 ?貶淪求?것이 좋다.

넷째,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두 배로 한다.

겨울철에 운동을 하다 보면 흔히 발생하는 것이 발목이나 무릎, 허리 등 근골격계 부상이다. 겨울에는 추위로 인해 근육과 관절은 움츠러들고 혈액순환도 감소되는데, 이런 때에 갑작스럽게 운동을 하면 심장 등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근육 및 관절의 부상을 입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겨울철에는 반드시 운동 전에 평소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 준비운동을 해주어야 한다. 준비운동은 가볍게 걷기와 스트레칭, 맨손체조 등을 반복해서 20분 정도 하거나 이마에 땀이 약간 맺힐 정도로 하면 된다.

준비운동과 똑같은 시간과 정도로 마무리운동

역시 겨울철에는 반드시 챙겨야 한다.

갑작스럽게 운동을 멈추면 심장이나 혈관에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