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머리 들지 마십시오 골프는 3D업종입니다 [조인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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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5 17:39 입력
점수를 Desire하고 경기에 Dedication하고, 상황마다 Decision해야
노장투혼 톰 왓슨의 골프 명언
욕망(Desire)·헌신(Dedication)·결단(Decision)….
7월 스코틀랜드 턴베리의 아일사코스(파70·7,204야드)에서 끝난 제138회 디 오픈(The Open·브리티시오픈)에서 ‘환갑골퍼’의 열정과 지혜를 선보인 톰 왓슨(60·미국). 그가 꼽는 골퍼가 가져야 할 골프의 필수 3요소인 ‘3D’다.
골프를 제대로 즐기며 좋은 스코어를 내보겠다는 욕심과 골프를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실천하는 노력을 의미한다. 그는 디 오픈에서 4홀 연장전 끝에 젊은 후배 스튜어트 싱크(36·미국)에게 패해 여섯 번째 클라렛 저그(우승컵)를 품는 데는 실패했다.
1867년 톰 모리스(스코틀랜드·46세99일)의 142년 된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 경신도, 1977년 이곳 텐베리에서 잭 니클로스와 ‘백주의 결투(Duel in the Sun)’를 벌였던 32년 전 영광도 재현되지 않았다. 하지만 60세 노인 왓슨의 가슴 속에 숨 쉬는 ‘골프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누구도 꺾지 못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4·미국)가 컷 탈락하자 왓슨의 플레이는 더욱 빛을 발했다. 미국의 한 골프 팬은 “58세인 내게 왓슨은 신이다. 우리의 영웅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외쳤다.
시니어골퍼들에게 ‘희망 메시지’를 선물한 왓슨. 거센 바닷바람과 좁은 페어웨이, 수직의 항아리 벙커, 그리고 깊은 러프 등 자연과 싸움이라는 링크스 골프코스 디 오픈에서 그가 노장투혼을 발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미프로골퍼협회(PGA)투어닷컴은 결정적 ‘퍼팅쇼(Putting on a show)’라는 찬사를 보냈다.
그는 2라운드 16·18번 홀에서 18m의 소름 끼치는 버디 퍼팅을 성공했다. 또 3라운드 첫 홀에서는 10m 거리의 파 세이브, 9번 홀에서는 7.6m의 보기퍼팅 성공, 그리고 16번 홀에서는 12m의 버디를 낚아내 순위 추락을 막았다. 4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2.4m 파퍼팅을 놓친 것은 정말 아쉬운 대목이다.
♣왓슨의 10가지 스윙 팁스
1. 평균 총 타수의 48%인 퍼팅 스트로크를 줄여라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탓에 ‘골프 치는 심리학자’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어린 시절 골프와 첫 만남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한다.“여섯 살 때였다. 아버지가 캔자스시티골프장의 연습그린에서 ‘플레이’를 하도록 허락한 그때의 가슴 벅찬 흥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랬다. 왓슨은 당시 싸구려 퍼터였지만 아버지가 직접 시범을 보인 뒤 홀에 퍼팅하도록 조언한 첫 골프경험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왓슨은 유년기 시간이 있을 때마다 그린에서 ‘퍼터와 5번 아이언’을 가지고 놀았고, 훗날 쇼트게임을 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때문인지 그는 유난히 퍼팅을 강조한다. 스코어를 줄이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총 타수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퍼트를 줄이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2. 퍼팅의 결정적 열쇠는 ‘가속도’를 내는 일이다
이는 임팩트할 때 클럽헤드를 주춤거리지 않고 속도를 낸다는 의미다. 퍼터의 가속을 위해서는 백스윙을 짧게 해야 한다. 대부분의 미숙한 골퍼는 백스윙이 너무 길어 다운스윙할 때 반대로 속도가 떨어진다. 왓슨은 “밥 호프가 대표적 경우로, 그에게 레슨을 해준 나도 그의 그런 버릇을 고쳐주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백스윙은 되도록 짧게 하면서 다운스윙과 임팩트 때 속도를 붙여 정확하게 볼을 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다. 전설의 골퍼 샘 스니드는 “볼이 떨어지는 소리를 귀로 들어라”라고 했지만, 왓슨은 “임팩트가 끝나고 고개를 들기 전 마음속으로 ‘하나’를 세면서 기다린다”고 한다.
3. 걸으면서 그린을 읽어라
대부분 눈으로만 그린을 읽는다. 볼에서 홀까지 걸으면서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미세한 경사도 함께 느껴야 한다. 모든 감각을 이용하는 것이다. 또 가능한 한 몸을 최대한 낮춰 라인을 읽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이제 나는 퍼팅할 것”이라는 자신과 대화(최면)를 통해 자신감을 갖고 퍼팅을 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4. 자신만의 프리샷 루틴을 완성하라
거의 모든 프로골퍼는 매번 샷을 할 때 걸리는 시간이 1초 정도밖에 차이가 없다. 왓슨의 프리샷 루틴은 ①클럽페이스를 비구선과 직각으로 겨냥하고 ②스탠스를 취하고 ③목표를 바라보고 나서 볼을 쳐다보고 ④마지막으로 목표를 다시 바라보면서 클럽헤드를 왜글한 뒤 스윙을 시작한다. 앞에서 말했듯 골프는 리듬의 게임이기 때문에 샷의 리듬이 깨지면 안 된다는 뜻이다.
5. 벤 호건과 잭 니클로스처럼 연습할 수 있다면 최고가 된다
독학으로 세계적 골퍼가 된 벤 호건처럼 연습할 수는 없을 것이다. 1주일에 7일, 하루에 8시간씩 연습한다는 것은 프로골퍼들도 쉽지 않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실전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리커버리샷을 사전에 연습했다는 사실이다. ‘목표를 가지고 연습에 임하라’는 뜻이다.
니클로스가 위대한 선수가 된 이유는 연습이라도 경솔하게 샷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목표 없이는 볼을 때리지 않았다”는 것이 왓슨의 전언. 그는 1주일에 이틀은 30분 정도 쇼트게임을 연습하라고 충고했다.
6. “머리를 들지 마십시오(Don’t head up)”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故) 이병철 회장과 왓슨의 일화다. 골프를 좋아했던 이 회장은 미국지사를 통해 1970년대 후반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왓슨과 라운드할 기회를 가졌다고 한다. 당시 이 회장은 미국의 한 골프장에서 왓슨과 9홀 플레이를 함께하면서 “골프 실력을 늘리려면 무엇을 고쳐야 하는가”라고 여러 차례 물었다.
이에 왓슨은 “라운드가 끝난 뒤 서신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왓슨의 답변은 한 달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재촉한 끝에 받은 답변은 바로 “머리를 들지 마십시오(Don’t head up)”였다. 머리를 수평으로 돌리되 쳐들지는 말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7. 피니시를 먼저 익혀라
왓슨은 골프 스윙 중에서도 ‘피니시 동작’을 강조하는 선수다. “피니시를 익히면 샷이 정교해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 잘된 피니시 동작은 샷을 마쳤을 때 배꼽이 타깃을 향하고 체중은 왼발로 100% 옮겨져 있어야 한다. 즉, 오른발 뒤꿈치는 땅에서 떨어진 채 오른발 끝으로 체중의 균형을 잡고 서 있을 수 있어야 한다.
왓슨이 권하는 연습방법은 이렇다. 스윙 후 정확한 피니시 자세에 이르면 마치 사진촬영을 하는 것처럼 동작을 멈추고 수 초 동안 그대로 자세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3회 반복한 후 볼을 쳐 똑같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면 바른 피니시 자세다.
8. 각 홀의 플레이 계획을 세워라
티샷하기 전에 계획이 있어야 한다. 안전한 곳을 택해 샷을 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다음 샷을 어디에서 할 것인가”가 골프의 오랜 금언 중 하나인 것처럼, 골프에서 전략적 판단은 대단히 중요하다.
페어웨이 오른쪽에 커다란 벙커가 있다면 그 페어웨이의 반을 버리고 왼쪽을 겨냥해야 한다는 뜻이다. 위험지역을 피하는 플레이야말로 스코어를 줄이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9. 필요한 샷을 예습하라
1982년 페블비치에서 열린 US오픈에서 니클로스를 2타 차로 제치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을 때의 일이다. 이때까지 동타였던 그는 파3의 17번 홀에서 티샷 실수로 볼은 러프에 떨어지고 만다. 볼은 까다로운 다운 힐 라이. 보기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그는 캐디가 잘 붙여 파 세이브를 권하자 “붙이다니? 무슨 소리냐? 나는 직접 넣어 버디를 할 거야”라고 말한 뒤 정말 칩인 버디를 성공시켰다.
왓슨은 이를 두고 “숱한 예습의 결과”라고 말했다. 스탠퍼드대 재학시절 10번도 넘게 페블비치를 방문했고, 그럴 때면 언제나 니클로스를 상대로 마지막 홀에서 파를 잡아내며 우승하는 상상을 했다는 왓슨의 US오픈 정복의 꿈은 그렇게 이뤄졌다.
10. 공격할 때와 방어할 때를 명확히 판단하라
“나는 공격적 퍼팅을 하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왓슨의 말이다. 사실 그렇다. 그러나 그는 기본적으로 드라이브샷 등 롱게임에서는 방어적 플레이어다. 샷의 방향이 틀어졌을 경우 페널티를 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린 주변에서 핀을 직접 노리는 쇼트게임에서는 대단히 공격적이다. 항상 핀보다 조금 넘치는 샷을 구사한다.
매치플레이 때는 상황이 다르다. “상대가 트러블샷을 할 때는 안전하게, 내가 트러블샷을 할 때는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그의 말은 아마추어들도 가슴에 새길 만하다.
골프전문채널 ‘J골프’는 고품격 정통 레슨 프로그램 <라이브레슨 70>을 매주 화·수요일 오후 9시30분에 방영합니다. 인터넷 제이골프아이닷컴(www.jgolfi.com)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톰 왓슨 프로필
생년월일 1949년 9월4일
출생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신장 175cm, 79kg
학교 스탠퍼드대(심리학)
프로 데뷔 1971년
PGA투어 입성 1972년
PGA투어 통산 우승 39승
챔피언스투어(시니어) 12승
메이저 우승 8승(마스터스 2회, 브리티시오픈 5회, US오픈 1회)
수상경력 PGA투어 상금왕(1977~80, 1984년)
1988년 명예의전당 헌액
올해의 선수상 6차례(1977~80, 1982, 198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