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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국 거인들-기술만이 살 길이다!
작성자
건국60년
작성일
200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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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486 거인’들송의달·산업부 차장대우 edsong@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기사 100자평(0) 입력 : 2009.09.16 23:06

▲ 송의달·산업부 차장대우 “‘메이드인 차이나’가 세계 일류 기술의 대명사가 될 수 있을지 보여주는 시금석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Buffet)이 BYD(比亞迪)라는 토종 중국 기업을 가리켜 한 말이다. 작년 9월 이 회사의 지분 10%를 매입한 버핏은 요즘 한 주(株)라도 더 사려고 안달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8홍콩달러 정도 하던 BYD의 주가는 62홍콩달러(9월 14일 기준)로 7배 넘게 급등해 1년 만에 버핏에게 13억달러가 넘는 시세 차익을 안겨줬다. BYD는 휴대폰 배터리 생산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5%를 차지하는 중국 최대 업체로 니켈·카드뮴 전지는 세계 1위, 니켈·수소 전지는 2위, 리튬전지는 3위를 달린다. ‘싸구려’와 ‘짝퉁’ 이미지로 각인된 중국 제조업의 글로벌 비상(飛翔)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종업원만 10만명인 이런 ‘BYD 제국’을 일궈낸 왕촨푸(王傳福·43) 회장은 중국의 전형적인 ‘486(1960년대 출생해 80년대 대학을 다닌 40대) 기업인’이다. 안후이(安徽)성의 극빈 농가에서 태어나 부모를 여읜 뒤 형·누나 집을 떠돌며 대학을 마친 그는 베이징유색금속연구원 부주임 자리를 박차고 나와 1995년 광둥성 선전에 20명의 직원으로 회사를 차렸다.

“그때나 지금이나 독자기술 개발만이 살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값싼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비용 절감, 최적의 원재료 구입으로 외국제품보다 40% 정도 가격을 낮췄어요.” 덕분에 BYD는 창업 후 3년 연속 매출이 연 100%씩 늘었다. 97년에는 니켈·카드뮴 전지 세계시장 점유율 40%를 달성했고 2003년에는 국영 자동차업체를 인수, 배터리 분야 기술을 전기차에 접목하는 승부수를 던져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GM보다 2년 정도 앞선 작년 말 플러그인 자동차 ‘F3DM’을 내놓았고 올 4분기엔 100% 전기승용차인 ‘E6’를 출시해 내년에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한 번 충전으로 400㎞를 달릴 수 있는 ‘E6’는 도요타·닛산 등보다 1~2년 이상 기술력이 앞섰다는 평가이다. 그래서 그에겐 ‘전기차 대왕(大王)’이란 별명이 붙었다.

경영·생활방식도 독특하다. 가령 그는 회장실 등 임원 집무실과 회의실의 바깥을 안이 훤하게 비치는 유리로 해놓았다. 원활한 의사소통과 투명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에서라고 한다. 지난해 공식 재산만 2조원에 이르는 갑부지만 종업원 기숙사 옆의 평범한 집에 사는 것을 고집하고, 명품 의류 등은 일절 사절이다.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의 책임을 맡을 만큼 연구개발(R&D)광(狂)인 그는 “연구원을 3만명, 임직원을 3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이들이 나의 최대 자본”이라고 말한다.

주목되는 것은 왕촨푸와 같은 ‘486 스타 기업인’들이 중국에 줄을 잇고 있다는 점이다. 창업 5년 만에 태양전지생산 세계 1위 기업이 된 썬텍의 스정룽(施正榮·46) 회장, 세계 최대 B2B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馬云·45) 회장, 세계 시장 점유율 2위의 검색 포털인 바이두(百度)의 리옌훙(李彦宏·41)….

이들은 모두 성공을 향한 집념 하나로 갖은 역경을 딛고 해당 분야 세계시장을 정복했다. 리옌훙 회장의 경우, 2000년 회사 설립 후 3성급 호텔방 두 칸을 빌려 사무실로 쓰는 내핍경영과 은인자중으로 실력을 키웠다.

다음 달 1일 신중국 건국 60주년을 맞는 중국이 위협적인 것은 이런 야성적인 기업가 정신이 뜨겁게 끓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에는 최근 10년간 독자 창업으로 매출액 1조원이 넘는 회사가 한 곳뿐이다. 중국의 ‘486 기업인’에 맞설 수 있는 역동적이고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 부활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