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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노화와 양생의 지혜 <류병관 용인대 교수>
작성자
경기도체육회
작성일
20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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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와 양생의 지혜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어간다. 왜냐하면 인간의 삶은 무한한 것이 아니라 유한한 것이기 때문이다. 무한정 살 수 있다면 지금 한순간의 즐거움과 쾌락을 위해서 살아도 손해 볼 것이 없지만 인간의 삶은 유한하기 때문에 얼마나 질적으로 잘 살 수 있느냐는 것이 전체 인생을 놓고 보면 결국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즐기는 만큼의 후유증이 심신의 건강 문제로 되돌아오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이 80세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다. 여기에 앞으로의 과학적 발전이 인간 수명을 지금보다 더 늘여갈 것은 뻔한 일이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대두 될 수 있어 보인다.
하나는 길어진 평균수명으로 인해 건강에 대한 보편적 무관심이 늘고 자신의 나이만을 기준으로 하는 수동적 인생관이 만연할 수 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늘어나는 평균 수명에 맞추어 더욱 건강하고 튼튼하게 삶의 질을 꾸려가려는 노력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의 문제

 코미디언 김형곤씨가 “생산년도가 아니라 유통기한이 문제”라는 재미있는 카피를 내놓았다. 나이가 드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품질이 얼마나 좋으냐는 것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백번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과학자들은 환경과 생활습관의 조절로 최소한 20년 정도는 젊게 살 수 있다는 여러 가지 증거들을 제시한다. 김형곤씨는 웃음이 사람을 젊게 한다고 웃음의 힘에 대해서 역설한다. 웃음은 우리 몸 안에서 우리 몸을 살리는 ‘앤돌핀’과 같은 좋은 호르몬을 만들어 준다. 웃음은 인간의 정서를 긍정적으로 바꾸어서 모든 신체적 기능을 향상시키고 면역력을 높이며 체내의 다양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 인생을 즐겁게 더 오래 살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살아있는 부분을 강화해서 건강을 지키는 법, 양생

 “양생법(養生法)”이란 말 그대로 인간의 살아있는 부분을 더 강화해서 미리 병이 들지 않게 하고 인간을 더 튼튼하고 오래 살 수 있도록 하는 지혜의 법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은 이미 히포크라테스 시절부터 인간은 신에게서 완벽한 몸을 물려받지만 후천적 환경이나 질병 그리고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서 그 주어진 수명이 짧아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왔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건강에 대비되는 개념이 언제나 ‘질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동양은 인간 자체가 불완전하게 태어나는 유기체이기 때문에 언제나 스스로 완전한 자기를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믿어 왔다.

그래서 동양의 옛 선조들은 병이 들기 전에 병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고 살아있는 생한 부분을 더 강화하고 튼튼하게 만드는 것을 중요한 원칙으로 생각해왔던 것이다. 서양의 무술이 전쟁을 위한 기술(martial art)이라면 동양의 무술이 자기완성과 건강을 위한 도가 되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노화의 과정이 이미 피할 수 없는 필연적 숙명이라면 노화를 늦추고 더 튼튼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고 지켜 나가는 것도 인간 스스로가 지닌 숙명적 과제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움직이는 바퀴는 녹이 쓸지 않는다.”는 말들은 모두 인간의 생명성은 활동에 의해 보장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설명하는 말들이다.

문제는 양생의 법을 지켜 나가는 방법이다. 두 말할 것 없이 가장 좋은 양생지도(養生之道)는 운동이다. 운동은 인간 몸의 생한 부분을 더욱더 강하고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가장 좋은 약이다. 히포크라테스도 “운동이 가장 좋은 약이다(Exercise is the best medicine).라고 운동의 가치와 효과를 역설했다. 병의 예방과 장수를 위해 운동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동양과 서양의 구분이 없었던 셈이다.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지만 그 과정을 조절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 운동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늙어 간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류병관 용인대교수

<중부일보 2005.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