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알림마당 > 보도자료

보도자료

제목
운동장 없는 학교건설에 대하여(이지항 성균관대교수)
작성자
경기도체육회
작성일
2008/01/24
파일첨부
첨부파일없음

운동장 없는 학교건설에 대하여

최근 아파트건설에서 학교용지에 대한 의무조항이 효력을 잃어버리면서 아파트 건설 등의 주택건설에 따라 당연히 지어지던 초중고학교 건립에 제동이 걸림과 동시에 값비싼 용지로 인해 운동장 없는 학교건립의 당위성이 제기되었고 드디어 서울에서는 운동장 없는 학교가 건립되었다. 또한 이러한 추세는 계속 될 전망이며 이에 대한 학교관계자 및 체육계인사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걱정과 함께 이러한 인식의 전환을 위한 공론화의 필요성이 제기되어야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우선 학교교육의 목적은 지덕체가 조화로운 전인의 육성에 있으며, 이는 학교 교사들이 아니더라도 모두가 알고 있는 바이다. 그러나 지식중심의 현대 사회구조는 인성과 신체의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하지 못해 학교 및 사회 구석구석에서 인내심이 없고 타인을 배려 할 줄 모르며 신체적으로 허약한 사회구성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교사 및 교육학자들은 아동들의 경우 하루에 최소 두 시간 이상의 신체활동이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교육과정에서는 일주일에 3시간의 체육시간이 배정되어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과외자율체육활동 등의 노력 역시 부족한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점심시간의 먼지 나는 운동장은 신체활동에 대한 욕구를 채우기 위한 아이들로 인해 늘 가득 채워져 있는 실정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너무도 유명한 구절을 다시금 생각해 볼 때 우리 아동들에게 학교 운동장은 단지 수업을 하기 위한 공간이 아닌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공간이라 하겠다. 좁은 학교체육관에서 수업을 위한 체육활동만이 아닌 진정 아동들이 맘껏 뛰놀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더 이상 경제논리와 바꿔서는 안 될 것이다.

아동들의 성장을 지필시험의 성적으로만 알 수 없다. 우리들이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사랑, 배려, 존중 등은 눈에 보이지 않고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듯이, 진정 소중한 것은 추상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현실적인 어려움 등을 이유로 학교운동장을 아동들에게서 빼앗아 간다면 당장은 경제적으로 성공한 교육이라 자부할 수 있겠지만 이는 미래를 보지 못하는 소탐대실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므로 운동장 없는 학교는 경제논리가 아닌 미래를 위한 비전의 논리로 접근하는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현실적인 법제도의 문제 등 에 대한 양보와 타협을 통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겠다. 개개인의 이익이 관련된 문제를 거시 공동체적 입장에서 설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과거 IMF, 근래의 태안 기름 유출 사건 등에서 보여 줬고 보여주고 있는 공동체 정신 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믿는다. 단지 이 문제가 얼마만큼 심각한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선행 된다면 말이다■

이지항 성균관대교수

<2008. 1. 22 중부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