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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연예인 응원단을 비난하기 전에 얼핏 든 생각 (이지항 성균관대교수)
작성자
경기도체육회
작성일
2008/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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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응원단을 비난하기 전에 얼핏 든 생각

요 며칠 사이 철 지난(?) 베이징 올림픽 이야기가 무성하다. 스포츠와 그로 인한 감동을 주는 뒷이야기라면 좋을 것을 황당한 응원단 경비 이야기이다. 글의 전달 속도가 빠른 본 신문의 특성상 이 글이 독자들에게 전달 될 때 까지도 이 논란은 끝을 맺지 못할 것이고 실제로 무엇이 문제였는지는 알지 못하는 상황이겠지만 그래도 이러한 일들이 나름 스포츠와 관련된 상황이다 보니 몇 마디 보태고 싶다.

한 명의 연예인이 동료 연예인들을 동원해 베이징 올림픽 응원단을 조직, 현지에서 우리나라 대표 팀의 사기를 진작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견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건 담당 장관에게 전달되었다. 응원단 조직, 운영이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국가 산하 스포츠 조직을 담당하는 수장으로 그는 올림픽 진행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업이라 생각하고 그 사업 진행을 지시했을 것이다.

해당 담당 공무원은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이 잡혀있지 않은 또한 아무런 계획도 수립되어있지 않은 사업 진행에 고충이 있었겠지만 다행이 스포츠 토토라는 복표사업 수익금을 이용하여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이 담당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예약이 끝난 항공권 및 숙박시설 역시 간신히 바가지(?)를 무릅쓰고 확보해 놓았다. 경기 입장권 역시 일부나마 암표를 통해서라도 확보가 되었고 일련의 연예인들은 드디어 베이징에 입성할 수 있었다. 연예인들은 준비된 숙소에서 묶고 입장 가능한 경기장에서 열심히 응원에 임했고 그 덕분인지 한국 선수단은 사상 초유의 성적을 거두었다. 이상의 이야기는 언론에서 떠도는 사건(?)내용들을 주워 모아 나름대로 상상해 본 것일 뿐 사건의 진상과는 전혀 상관이 없을 수 있음을 먼저 확실하게 밝혀 두고 싶다.

올림픽이 끝난 지 몇 달 후 한 국회의원에 의해 이 연예인 응원단의 소요 경비가 문제가 됐다. 너무 많이 썼다는 것, 그것이 세금이었다는 것이 문제란다. 그리고 책임을 지라고 한다. 누가 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필자는 애매모호하다. 처음에 연예인들이 단체로 응원가면 좋겠다고 제안한, 정부 일이 어떻게 계획, 실행되는지 전혀 모르는 그 제안자가 무식함의 책임을 져야 하는지. 얼핏 듣고 좋은 생각이다 싶어 실무자에게 추진해 보라고 이야기한 경솔한 수장에게 책임이 있는지. 실무적으로 말도 안 되는 명령이지만 이를 어떻게든 관철시키려고 동분서주한 담당자의 맹목적 충성이 문제였는지. 바쁜 일정 팽개쳐 두긴 했지만 좋은 이미지도 만들 겸 베이징으로 달려가 재워주는데서 자고, 들여 보내주는데 들어가 열심히 응원한 연예인들의 생각 없음이었는지. 이 사실을 이용, 얼씨구나 여당 공격하는데 좋은 무기로 삼은 사냥에 노련한 국회의원이 문제였는지. 연예, 정치에 폭로까지 곁들여진 내용을 가능한 원색적으로 포장한 언론매체의 그릇된 전문성이었는지. 아니면 만져보기 힘든 2억이라는 큰 돈(세금인지 아닌지도 불분명하다)이 소비(?)되었다는 소식에 광분하는 불쌍한 소시민들인지. 애매모호하다. 사과도 하고, 문책도 하고 책임도 져야겠지만 내 자신도 그 책임의 일부를 떠 맡아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톱스타들이 베이징 올림픽에 가는 것이 뒤늦게 결정 나서 바가지를 무릅쓰고 10여 일간 머물면서 한사람 당 500만씩 쓰고 온 것이 뭐 그리 큰 잘못이냐는 뻔뻔한(?) 항변이 나오지 않는 사실에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 쉬면서도 쉽게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지 못하는 건 이러한 문제가 비단 연예인 응원단의 경우뿐이 아닌 우리나라 전반에서 손쉽게 발견되는 모습들이고 나 역시 그 모습의 일부라는 생각 때문일까■

이지항 성균관대교수

<2008. 10. 28 중부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