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나눔(Love and Share)으로 겨울나기
달력 한 장만을 남겨 두는 시기가 되었다. 한해가 저물고 있음은 도로 곳곳에 보이는 보도블럭 교체사업과 뒤집어진 맨홀 뚜껑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 혈세(血稅)가 땅 밑에 스며드는 소리가 들린다. 나라의 명줄은 경각에 달렸다는 이 시기에도 여전하다. 대단한 나라이다.
이즘이면 일선 스포츠 지도자들은 어디에서 동계 훈련을 할까. 예산은 어디에서 구해올까. 많은 고민을 하는 시기이기도하다. 프로 팀은 그래도 낫다. 아마추어 팀은 경색되어진 국가 경제와 맞물려 한 숨을 내쉬게 될 것이다.
한 끼 식사 비용만 6천원. 30명이 한 끼만 먹어도 18만원이다. 숙박비 1일 5만원. 20일동안 따뜻한 완도로 훈련을 간다면 어떻게 할까. 그것이 고민이다. 운동을 하고 싶어 하는 선수들의 부담으로 돌아갈게 자명한 일이다. 아니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면 재능이 있어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종목별 천재성이 발휘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감독이 전적으로 책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부살이로 감독님만 믿고 함께 살게 되는 그 선수의 학창시절과 선수로서의 자아의식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가는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했다. 하계 올림픽도 오래전에 개최했고, 동계올림픽도 성사 직전에 소치에 무릎을 꿇었지만 ‘평창’이라는 도시를 세계 속에 부각시킨 일도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세계대회를 유치할만한 지자체의 강인함도 보였다.
하지만 선수관리와 육성은 후진국 유형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다. 인기종목이라 대한 체육회에서 최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축구. 실제 연간 236억+@ 의 지원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 지도자의 일갈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많은 예산이 공중분해 되는 것이 현실이다.
매달 선수 개인당 초등학교는 20만원, 중학교 30만원, 고등학교 35만원 그리고 전지훈련비 @의 비용은 고스란히 학부모의 몫이 된다. 지도자도 그렇게 운동을 했고, 학교는 하기 싫으면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고 허세를 부린다. 그렇게 악순환은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그래도 인기가 있는 축구가 이러하다. 다른 여타의 종목은 어떠할까 생각하고 싶지 않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떠오른다. 경영인으로서 지금은 안타깝게 됐지만 스포츠 발전에는 많은 일을 했다. 실제로 10여년 전 전국에 있는 축구부가 있는 모든 학교에 500만원이라는 재정적 지원을 한 바 있다. 조건은 겨울철 훈련을 끝내고 춘계대회에 출전하라는 내용이었다. 누구의 아이디어 인지는 모르지만 그 보다 확실한 꿈나무 개발은 없을 것이다.
올 겨울 우리 현장 지도자들은 어떻게 겨울을 보낼지… 대한체육회에서 지원을 해줄까. 시 ·도체육회가 지원해줄지 기다려보자. 그래도 따뜻한 소식은 북경 ‘비운의 복서’ 백종섭(28·충남체육회)이 각계의 도움으로 지난 1일 결혼식을 올렸다. 다행이다■
칼럼니스트 김희수
<2008. 11. 4 중부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