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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아름다운 완주(完走) <김희수 칼럼니스트>
작성자
경기도체육회
작성일
2009/11/03
파일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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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완주(完走)

연초의 모든 계획을 점검할 시기가 왔다. 조지 윈스턴의 곡 ‘겨울’을 들어야 할 시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문득 학창시절 담임선생님 말씀이 떠오른다. “얘들아 !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누구인줄 아니?” 우리는 그저 “글쎄요” 라고 답을 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목표를 향해 늘 뚜벅뚜벅 걷는 사람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이제는 그 말씀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얼마 전 이봉주(39·삼성전자) 선수의 은퇴 소식을 들었다. 사람들의 관심이 있거나 없거나 끊임없이 달려온 그였다. 일제치하에서 달렸던 고(故) 손기정 옹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가 동기가 되어 뛰었다고 한다.

제90회 전국체육대회에 충남대표로 출전한 이봉주는 42.195㎞ 풀코스를 2시간 15분 25초 만에 주파하고 1위로 결승선을 끊는 것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선수생활 20년 동안 모두 41번을 완주했다. 도대체 얼마를 달린 것인가.

한국 테니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이형택(33·삼성증권) 선수도 은퇴를 알려왔다. 국내에서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들과 그만큼 많이 겨루어 본 선수는 없다.
정말 그동안 큰일을 해 온 것이다. 이젠 그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지도해주어 언젠가 로저 페더러나 라파엘 나달 같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물리칠 수 있는 날을 만들 것이다. 그의 사명이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크게 두각은 보이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자기관리가 철저했던 선수이기에 아름다운 이가 있다. 그가 바로 21년 동안 마운드를 지켜낸 송진우(43) 선수이다.

지난 9월에 있었던 은퇴식이 어제같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불혹의 나이까지 21년간의 현역생활을 해낸 그가 바로 야구계의 장인(匠人)이다. 은퇴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타자를 어떻게 요리를 해서 아웃을 시킬까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는 떠났지만 후배들은 선배의 의지를 알고 있을 것이다. 21년동안 있었을 많은 뒷받침 문장을 알아야 할 것이다.

늘 물위에서 뭔가를 보여주었던 고(故) 조오련 선수도 기억해야 한다. 그의 노력이 지금의 스타 박태환을 만들어 낸 것이다. 늘 새로운 도전과제를 가지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다.

살아 생전에 박태환 선수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던데……. 한 번 찾아오라고 권유했는데 전해들을 여지를 주지 않고 떠나갔기 때문에 안타깝다. 그의 경험을 얘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주목을 받는 것과 끊임없이 자기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한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루고 떠나는 일만큼 자랑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일컬어 장인 혹은 명장(明匠)이라 부른다. 말콤 글래드웰이 말한 1만 시간의 법칙을 철저히 따르는 이들이 모두 장인이다.

즉,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잘하는 일을 하루에 3시간 이상씩 10년이상을 투자해서 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는 일이다. 재능이 아무리 많아도 시간과 노력은 필요하다는 진리를 간과하지 말하야 할 것이다■

김희수 칼럼니스트

<2009. 11. 3 중부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