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체육’ 정책·시설 확대돼야
UN은 65세 이상의 인구가 총인구 대비 7% 이상일 때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로 보고 있다.
통계청과 보건복지가족부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지난 2000년에 65세 이상의 고령인구 비율이 7.2%나 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해 7월 기준으로는 65세 이상이 201만6천명으로 전체 인구의 10.3%에 이르렀으며, 오는 2018년은 14%로 ‘고령 사회’, 2026년에는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에 이르러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고령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예전보다 ‘삶의 질’이 향상되고 의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앞으로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 고령 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노인문제가 최근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면서 주거·보건·문화·여가 등 노인복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고령인구의 사회적 참여와 다양한 활동욕구도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고령화 인구의 급속한 증가에도 불구, 이들의 사회적인 활동과 제반 여건이 충분한 공급을 이루지 못하면서 미래학자들은 ‘고령화 쇼크’ 또는 ‘고령화 재앙’이 닥쳐올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고령인구의 증가에 따른 가장 큰 관심사는 건강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가 10조7천371억원으로 65세 미만이 지출한 액수보다 4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2002년보다는 약 3배 가량이 늘어났다.
고령자들의 노화에 따른 신체기능 약화 지연과 회복, 체력을 증진시켜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건강이 필수요건이다. 고령화시대 노인은 물론 가족들의 가장 큰 바람은 ‘무병장수(無病長壽)’일 것이다.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다양한 신체활동을 촉진시킬 수 있는 체육활동이 예방차원에서 우선시 돼야 한다.
대부분의 체육학자들은 노인에 맞는 적당한 신체활동과 운동이 건강을 지키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며,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무병장수’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급속히 확산된 생활체육의 붐을 타고 고령자들의 체육활동 참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생활체육 태동 초기에는 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종목이 게이트볼과 궁도, 등산 등 소수 종목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마라톤,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 수영을 비롯, 수많은 종목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노인들을 위한 ‘실버체육’의 진흥을 전담할 부서와 정책, 시설 등은 이 같은 실버 체육인들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노인을 위한 전문 체육시설 이라고는 게이트볼 경기장이 전부이며, 프로그램 역시 최근들어 노인체육 전담지도자를 각 시·군에 배치해 노인정을 찾아 간헐적으로 운영하는 노인체육대학, 생활체육교실 정도에 불과하다.
체육 업무를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장애인체육을 담당하는 전담부서가 운영되고 있으나 실버체육을 관장하는 부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또한 관련 정부 부처에 노인들의 체육활동에 관한 구체적인 정책사업이 추진 된 경우도 전무한 실정이다.
반면 생활체육이 오래전부터 뿌리내린 독일의 경우 독일연방체육회와 주체육회, 각 종목별 협회 등이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노인체육에 대한 정책입안과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암과 심장병, 당뇨병 등 성인병의 재활체육까지 담당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가족부 등 정부 관련 부처의 실버체육 전담부서 신설 및 전용시설의 확충, 전담 지도자 양성, 전문 프로그램의 개발·보급, 용품지원 등의 통합적인 정책 수립으로 고령화시대의 체육을 통한 노인복지 구현을 앞당겨야 할 때다■
황선학 경기일보체육부장
<2009. 12. 4 경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