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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다운사이징 <김희수 칼럼니스트>
작성자
경기도체육회
작성일
2010/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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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

세상을 변화시키려던 사람이 결국 자신 하나도 변하질 못했다는 간절함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유행가 가사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수 없쟎아……’ 를 되뇌이며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모두가 원한다. 그 중심에 내가 있어야 하기에 노래방에 가도 마이크를 놓을 수가 없다. 남의 노래를 들을 여유도 없어 보인다. 내가 부를 다음 곡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마이크를 내가 쥐어야 하기 때문이다.

2009년은 너무나 힘들게 보내야 했다. 그렇게 자신하던 나의 몸인데 이상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늘 자신이 있었다. 퇴근 후 볼 수 없었던 세상의 드라마를 모두 다운받아보랴, 강의 준비하랴 참으로 분주했다. 그래도 새벽기도를 갈 수 있을 체력이 있었다. 그리고 지인(知人)들에게는 나의 생활 패턴을 자랑해왔었다. 그리고 그들의 부러워하는 시선을 즐겼다.

하지만 몸은 그렇지 않았나 보다. 아니 점점 병들어 가고 있었다. 힘이 너무 들어 병원으로 후송되다 시피 갔더니 혈압이 280이 나왔다. 병원에 입원한 후 주차된 차에 충전기를 가지러 가는 걸음이 천근만근이었다. 방금 병원에 입원했는데 왜 이리 몸이 다른 걸까. 바로 데드라인을 넘나 들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일로만 여겨진 일들이 나에게 일어난 것이다. 바로 심장비대증, 협심증이 진단결과이다. 그동안 성인병이 나에겐 남의 일로만 들렸었다. 태권도 5단. 경호무술 6단. 객관적인 운동능력과 많은 운동에 대한 자격증도 소용이 없었다. 건강에 대해 무수히 강의를 했는데 정작 내 몸 하나 지키지 못했다는 허탈감이 밀려왔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애쓰고 살았는지 의문이 생겼다. 병실에 혼자 누워 있으며 많은 생각이 교차되었다.

불안은 세상이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스스로 만들고 거기에 구속되는 것이다. 남보다 뭔가를 이루어 한다는 성취욕, 그리고 경쟁으로 인한 승부욕이 내안으로부터 슬금슬금 자라나 결국 나를 삼켜 버린다. 그래서 늘 뭔가에 쫓기듯 살아간다.

생사를 넘나들다가도 몸을 가눌 수 있게 되면 바로 휴대폰을 찾고, 다음 일정을 걱정하는 것이 사람이다. 그렇게 살아도 행복감은 여전히 느낄 수 없다. 슬로잉 국가인 방글라데시, 네팔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불안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치료 전문가 오제은 교수는 자기의 몸을 돌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내 몸은 나의 모든 상처를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몸의 에너지 중 특히 부정적인 에너지인 슬픔, 두려움, 불안. 분노 등을 다독거려 줘야 한다고 한다. 즉, 편안한 음악을 틀어 놓고 음악을 향해 심신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한다. “널 사랑해. 널 아프게 해서 미안해”, “배가 나온다고 구박해서 미안해. 내가 너무 많은 것을 집어 넣었지. 정말 미안해” 이렇게 해야 마음과 몸이 하나 되는 시간을 갖게 된다고 한다.

경인년 새해엔 나의 몸을 다스리는 일부터 경제적으로 실천해보자.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몸의 고통을 더 이상 참아내지 말자. 목표를 작게 가져 보면 몸의 부담은 그만큼 덜어질 것이다. 여름에 입을 수영복 때문에 10kg를 줄이기 위해 몸을 혹사시키지 말자. 먹는 것을 줄이고 많이 걷기만 해도 100세를 누리게 된다는 일본의 히노하라 박사의 자신감을 기억하자■

김희수 칼럼니스트

<2010. 1. 12 중부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