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체육은 지난 30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톱10’의 대한민국 체육을 앞장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오고 있다.
지난 1981년 인천광역시와의 분리 이후 경기체육은 전국체전에서 30년 동안 통산 19차례 정상에 올랐으며, 최근에는 동·하계 전국체전에서 지난해까지 동반 9연패를 달성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또한 지난해 11월 열렸던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경기도 소속 선수들은 금메달 24개, 은메달 19개, 동메달 21개를 따내 한국선수단 전체 금메달(76개)의 31.57%를 책임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선수와 팀 수에서도 각각 2만5천524명, 4천503개팀으로 서울시(2만460명, 3천648팀)보다 훨씬 많은 등 외형적인 성적과 규모면에서 단연 전국 최고를 자랑할 만큼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외형적인 성장과 발전 속에서도 양적인 발전과 다양한 체육정책 등 소프트웨어적인 발전이 부족하다는 여론이 도내 체육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일고 있다. 이는 인천과 분리 이후 질적인 향상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안정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시대의 흐름에 걸맞는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기체육의 중심에는 경기도체육회가 있다. 엘리트체육 행정을 총괄하고 체육발전을 주도하는 경기도체육회가 과감한 변화와 새로운 도약의 발전이 필요하다는 게 체육인들의 요구다. 경기도체육회의 변화를 주도할 인물은 체육회장인 도지사가 아닌, 바로 체육행정을 책임지는 사무처장의 몫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말 제23대 사무처장으로 경기도테니스협회장과 경기도체육회 이사인 이태영(49) 전 (주)낫소 대표이사를 내정, 오는 11일 이사회를 통해 임명(안)을 이준할 계획이다.
사상 첫 중소기업 CEO 출신 사무처장 탄생을 눈앞에 둔 이태영 내정자에 대해 체육인들이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경기도체육회는 인천과 분리 후 9명의 사무처장이 거쳐갔다. 9명 가운데는 공무원 출신이 7명이고, 정치인 출신이 2명으로, 이들은 나름대로 오랜 행정경험과 정치적인 역량을 발휘해 경기체육 발전을 이끌었다.
이태영 내정자는 31세의 젊은 나이에 부도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주)낫소의 법정관리인으로 취임, 11년 만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나게 했으며, 연매출 250억원의 중견 기업으로 성장시킨 전문 경영인 출신이다.
특히 이 내정자는 지난 1995년 만신창이의 경기도테니스협회 회장을 맡아 다양한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 마련 및 생활체육과의 상생협약 등을 통해 6년간 경기도 테니스를 전국 정상으로 이끌었으며, 한국초등테니스연맹 부회장, 부천시체육회 이사, 부천시생활체육회장 등 체육계의 외연을 넓혀왔다.
최근 사무처장에 내정된 뒤 통화에서 이 내정자는 “경기도가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은 기본이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수요자 욕구를 충족시키는 서비스 개선 및 중·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체육회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체육회는 지난해 도미노처럼 불어닥친 시·군 직장운동부 구조조정 바람으로 시한부 유지가 되고 있는 용인시와 성남시 해체팀들의 구제와 오는 10월 22년 만에 경기도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의 성공개최, 오랜 체육인들의 숙원인 스포츠빌리지 건립을 비롯, 해외교류 확대, 지난해 중단된 소식지 발간과 홍보활동 강화 등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이와 함께 55년 경기도 체육을 집약한 체육사 발간과 도내 우수선수와 지도자, 글로벌 스타 육성 등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사회 각 분야에 쓰나미처럼 일어나고 있는 ‘변해야 산다’는 바람이, 현실에만 안주했던 경기도체육회에 불어닥쳐 외형 뿐만아니라 내면적으로도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황선학 체육부장
<2011.1.7 경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