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도생활체육회장은
강용구 경기도생활체육회장이 최근 열린 이사회서 사의를 표명했다. 다음달 17일 열리는 대의원총회서 신임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어서 2007년 11월부터 전임회장의 잔여임기를 포함해 4년 3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게 된다.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는 것은 대과 없이 일을 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도생체회장의 경우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것보다는 중도에 일신상의 이유로 그만둔 예가 더 많았다. 1990년 창립총회를 갖고 발족한 도생체회는 그동안 연임한 2명의 회장을 포함해 모두 5명이 회장을 역임했다. 이중 3명의 회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한 것에서 볼 수 있듯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할 수 있다.
도생체회장의 임기는 4년이지만 초대회장인 조모 회장의 경우 1년6개월, 4대인 홍모 회장의 경우는 1년을 갓 넘긴 데 이어 연임한 6대 이모 회장의 경우도 8년을 못 채우고 3개월여의 임기를 남기고 사임했다. 이렇듯 도생체회장의 자리는 외풍에 의하거나 내적인 잡음으로 임기를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사임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결코 편한 자리라 할 수 없다. 그나마 도생체회장은 자치단체장이 교체될 경우 운명(?)을 같이하는 시·군 생활체육회장과는 달리 사의를 표명했다 해도 임기를 보장했지만 사무처와의 갈등 등 내적인 잡음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둔 예라 할 수 있다.
자치단체장이 교체됐다 해서 시·군 생체회장이 교체되는 경우도 결코 바람직하다 할 수 없지만 사무처와 이사들 간의 반목 등 조직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중도에 그만둔다는 것은 더욱 더 바람직하지 않다. 현실적으로 도생체회장의 존재와 역할은 애매모호하다고 할 수 있다. 절대권한을 행사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수수방관만 할 수도 없는 자리다. 엘리트체육회와 장애인체육회처럼 도지사가 당연직 회장은 아니지만 올해의 경우 85%를 상회하는 예산을 도에서 지원받을 뿐만 아니라 도의 생활체육정책과 맞물려 사업이 추진될 수밖에 없는 현실 등이 그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괴리감이 쌓일 수 있고 사무처와 잦은 대화를 하지 않을 경우 업무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엇박자 행보를 걸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기에 신임회장은 사무처의 행정과 사업추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인사가 됐으면 한다. 퇴임의사를 밝힌 강용구 회장의 경우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의무원장으로서 생활체육회에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주변 여건의 제약이 뒤따랐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짐작하고 남으리라 생각되며, 연임했던 이모 전임 회장의 경우도 당시 “병원과 생활체육회의 두 가지 일에 열중하기는 힘들다”고 속내를 밝힌 데서 충분히 알 수 있다 하겠다.
현재 도생활체육회는 수수방관만 할 수 없는 난제들이 몇 가지 있다. 시·군체육회 및 생활체육회의 통합운영과 유명무실한 종목별 연합회의 육성방안 등은 어떤 방식으로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물론 통합문제는 경기도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어서 국민생활체육회가 먼저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하겠지만 도생체회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통합의 기준이 애매하긴 하지만 도내 31개 시·군 중 20개 시·군이 통합,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고 여기에 자치단체장의 성향에 따라 통합과 분리를 번갈아 하고 있는 등 좋지 않은 모습까지도 보이고 있어 제도적으로는 아직도 정착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현실적으로는 시·군 생활체육회의 통합, 분리 운영에 대해 도생체회가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할지라도 도민들이 생활체육을 보다 폭넓게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방안, 즉 건강한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시·군을 순회하며 도생체회의 제도를 설득하는 자세는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상황을 살펴 볼 때 역대 어느 회장의 선출보다도 차기 회장의 선출은 중요하다 하겠다. 전체적인 통합분위기로 쏠리느냐, 아니면 독자적인 단체로 운영되느냐의 분기점에선 도생체회의 앞날이 회장 역량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커졌다. 몇몇 추천되고 있는 인사들을 놓고 도생활체육과 연관된 인사와 재력과 인지도가 높은 인사가 적합하지 않느냐는 등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정이라 생각된다. 자신의 이력을 위해 유명무실하게 회장직을 맡는 것보다는 생활체육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사가 수장을 맡는 게 당연하다는 뜻에서다.
<2012. 1. 26>
오창원 중부일보 문화체육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