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의 수단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몰수패 징계를 받았다.
수단은 지난 6월 홈 구장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프리카 지역 예선전에서 2-0으로 승리했지만, 뒤늦게 부정선수를 출전시킨 사실이 드러나면서 몰수패 징계를 받게 됐다.
수단은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선수를 그대로 출전시켰고, 그 선수는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추가골까지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수단은 경기를 이기고도 0-3 몰수패를 당한 것은 물론 ‘규정을 위반한 국가’라는 불명예까지 뒤집어 쓰게 됐다.
몰수패는 심판 판정에 불복하거나 부정선수를 출전시키는 등 심각한 규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취해진다.
국내 경기나 국제 경기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엘리트 선수들 간의 경기에서 빚어지고 있다.
# 하지만, 최근에는 엘리트 경기가 아닌 생활체육 경기에서도 부정선수로 인한 몰수패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건강과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하는 생활체육마저 부정으로 얼룩지고 있으니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사태는 얼마전 막을 내린 ‘2012 경기사랑클럽최강전’ 축구경기에서 발생했다.
경기도생활체육회가 주최하는 행사 중 ‘백미’라 할 수 있는 경기사랑클럽최강전은 지난해부터 축구와 족구 2개 부문에 걸쳐 치러지고 있다. 지난 4월 15일 하남에서 개막한 ‘2012 경기사랑클럽최강전’에는 지역리그 144개 팀, 직장 48개 팀이 참가해 지역과 직장 부문 우승컵을 놓고 6개월간 뜨거운 경쟁을 벌였고, 결승전은 지난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축구 지역클럽 결승에서는 하남 위례클럽이 시흥 비룡클럽을 꺾으며 우승의 영예를 안았고, 용인 서룡, 안양 피닉스가 3,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날 축구 직장 클럽결승전은 개최되지 못했다. 결승전에 오른 A팀이 준결승 경기 이후부터 부정 선수를 출전시킨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A팀은 회사에 소속되지도 않은 선수를 사원인것처럼 속여 경기에 출전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부정 사실은 준결승에서 패한 팀이 부정선수 의혹을 제기하면서 밝혀지게 됐다.
결국, 클럽 최강전을 주관한 경기도남부축구연합회는 상벌위원회를 개최, A팀에게 앞으로 축구연합회가 개최하는 모든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경기사랑클럽최강전의 오명<경기일보 정근호 체육부장>
우승 욕심으로 규정을 위반한 채 부정선수를 출전시킨 A팀은 중징계를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주최 측의 중징계로 사태는 일단락 됐지만, 직장부문에 나섰던 다른 팀들과 축구를 사랑하는 동호인들의 허탈함은 그 무엇으로도 보상하기 어렵다. 또한, 한 팀의 욕심으로 인해 축구를 사랑하는 생활체육동호인들의 큰 잔치가 부정으로 얼룩지게 되면서 내년에 대회가 또 열린다는 보장 또한 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4월 열린 제15회 경기도지사기 생활체육어린이축구대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태가 발생했다. 하남의 한 초등학교가 출전 자격을 일반학생으로 제한한 규정을 어긴 채 엘리트 선수를 출전시킨 사실이 드러나면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결국, 그 초등학교는 3개 팀을 잇따라 격파하며 결승에 진출했지만, 부정 사실이 드러나면서 실격 처리됐다.
실격 처리로 사태는 마무리 됐지만, 우승팀은 경기도 치르지 않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허탈함을 느껴야 했고, 대회는 참가한 초등학생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 ‘반쪽짜리’로 전락해버렸다.
# 무조건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생활체육은 엘리트 체육과 엄연히 다르다. 그렇다고 엘리트 경기에서 부정 선수 출전에 따른 몰수패가 나와도 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생활체육 대회만큼은 경기를 통해 동호인들간의 화합과 우정을 나누는 잔치로 자리매김해야한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지 않고 경기를 즐길 줄 아는 풍토를 만들어야만 스포츠강국, 체육웅도 경기도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경기일보 2012. 11. 2>
경기일보 정근호 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