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단체 통합논리는 모순이다<중부일보 오창원 문화체육엘리트 체육회와 생활체육회의 통합문제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이들 단체의 통합문제는 통상적으로 자치단체장 교체 초기에 논란을 일으켰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임기말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할 수 있다.
통합문제와 관련, 결론부터 말한다면 현재의 제도속에서 규제할 방법은 없다. 시군에서 체육행정에 대한 효율성과 중복예산에 대한 절감이라는 미명하에 통합을 추진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경기도내 시군의 통합현황을 살펴보면 상황은 다르다. 엘리트 체육회와 생활체육회가 분리돼 운영하는 곳과 사무국장만 통합 됐거나, 생활체육회장이 체육회 상임(수석)부회장을 겸임해 운영하는 시군 등 다소 복잡한 형태로 운영된다.
그야말로 완전 통합의 형태인 체육회의 경기단체와 생활체육회의 종목별 연합회가 통합돼 운영되는 곳은 한곳도 없다. 그나마 용인시가 체육회및 생활체육회 단체들간 통합을 주도했다 반발에 부닥치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사고단체로 지정될 위기까지 맞기도했다.
결국 통합 사무국장이 양 단체의 업무를 관장하는 선에서 마무리 됐듯이 몸집이 커진 양 단체간의 통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이 문제는 경기도만 그런 것이 아니다. 타 시도는 물론 중앙단체인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간 힘겨루기에 의한 통합 문제도 항상 뜨거운 감자로 존재하고 있다.
엘리트체육 이라 함은 학교 과정 중에 전문적인 지도를 받으며 성인이 돼서도 선수생활을 하는 등 전문적으로 운동경기를 행하는 사람들의 체육활동을 말하고 생활체육은 일반인들이 건강을 유지하거나 여가를 즐기려고 하는 체육 활동을 일컫는다 하겠다.
이로 인해 같은 개념으로 판단하지 않고 전혀 별개의 개념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줄곧 엘리트체육 정책만 추진하다 생활체육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며 1990년 국민생활체육회를 발족시켜 관 주도로 생활체육을 보급했다.
소수의 우수 선수 육성을 전제로 한 대한체육회 보다는 뒤늦게 출범했지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국민생활체육회는 괄목할 만한 외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자치단체장 직선제 시대돌입과 더불어 생활체육회 조직은 그야말로 상한가를 치달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치단체장의 측근을 앉히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예가 왕왕 있어 자치단체장 교체시기에는 항상 곤혹을 치르고 있기도 하다.
엄밀히 말하면 체육회와 생활체육회는 다른 단체다. 체육회장은 자치단체장이 당연직 회장을 맡고 생활체육회장은 관이 아닌 일반인에서 선출하게 돼 있다. 규정은 이렇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서로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 운영된다고 봐야 한다. 사업비 대부분을 자치단체에서 지원받다 보니 자치단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결국 자치단체장의 얼굴 알리기로 전락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치단체장으로서는 이렇게 좋은 자리를 간과할리는 만무하다. 도내 31개 시군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대부분 그렇다.
생활체육회장 선출을 놓고 잡음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상위단체 규정에도 없는 생활체육회장을 시장이 맡고 있는 고양시와 김포시의 경우는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한마디로 생활체육회가 어느 정도 정치에 예속돼 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적 간섭을 싫어하는 생활체육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이 타 시군으로 확대될까 우려하고 있다.
도내 체육회및 생활체육회의 통합을 살펴보면 예산절감과 효율성의 허울속에 자기 사람 심기가 만연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직의 효율성과 예산 절감은 외형적인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통합으로 인해 사무국의 슬림화가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사무국장 통합과 생활체육회장의 체육회 상임부회장 겸직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인위적으로 생활체육회를 순치 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시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을 전제로 한 생활체육이 정치에 오염되면서 취지가 퇴색돼 안타깝기 그지없다. ‘악법도 법’이거늘 국민생활체육회 규정까지어기면서 나만 좋다는 식으로 인위적인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 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적과 동지로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탈피, 다함께로의 인식전환이 시급하다. 엘리트및 생활체육인들의 반목을 조장하는 통합을 위해 행정력을 소비하는 것 보다는 어떤 방향으로 시민들을 위한 생활체육 정책을 펼쳐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먼저 라는 생각이다.
<중부일보 2013.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