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의 관리직 인사에서 교장이 중임에 탈락, 평교사로 강등된 원인이 운동부였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A시의 교장 모임에서 학교운동부를 해체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한마디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단 관리자들의 입에서 이런 무책임한 말이 쏟아졌다는 점에서는 이유야 어떻든 비난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운동부 육성도 교육과정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운동부의 사고로 인해 학교장이 불이익을 당했다고 운동부를 해체 한다면 남아 있을 교육과정이 있을까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학교는 단순히 지식만을 습득 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학생들의 잠재된 소질을 깨워 키워주고 만개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등 전인적 성장을 위한 교육의 장이 돼야 한다.
이런 교육적 목표를 모를리 없는 교장들로부터 건수만 잡히면 운동부를 당장 해체 하겠 다는 말이 나오게 한 현실적인 이유가 있을듯 하다. 큰 틀에서 두가지로 추측해 볼수 있다. 학교장이 개인적으로 운동부를 싫어 한다 거나 불합리한 제도에서 비롯 됐다는 판단이다. 운동부 육성은 학교 전체 운영면에서는 일부분에 불과 하다. 그로인해 소홀히 할수도 있다. 학교장의 운영방침에 따라 중점방향이 설정되고 이에 맞춰 행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은 안다. 다만 소홀히라는 전제조건은 상대성이 있어 중점방향에 밀려 다소 관심이나 혜택을 덜 본다는 것이지 해체라는 절대적인 상황과는 다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싫어 한다 해도 건드리지만 않으면 담당교사에 의해 소질이 계발 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지만 해체한다면 상황은 다르다. 아예 기회가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제도적인 문제를 살펴보자.
현재 학교 운동부는 예산이 적은 관계로 학부모들의 후원금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비인기 종목보다 축구, 야구, 농구 등 인기종목의 경우는 더하다. 이같이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출연금에 대해 도교육청은 학교운동부 정상화 방안의 일환으로 학교 회계 또는 발전기금으로 처리해 사용토록 함으로써 금전 사고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제도가 교육청이 원하는 만큼 실현되지 않고 있어 종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관리감독의 책임을 물어 중징계 처분을 내린다면 어떤 학교장이 운동부를 육성하겠느냐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물론 규정위반에 대해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 규정은 지켜져야 하고 위반할 경우 그에 상응한 대가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상황적 판단을 고려한 세칙에서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물론 학교 운동부의 문제점을 나열 한다면 금전적인 것 이외에도 체벌, 폭력 등 많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이 유독 운동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학교 전체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운동부로 인해 학교장이 피해를 당해 해체 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논리라면 학교도 폐쇄해야 한단 말인가.
이와는 반대로 학교운동부의 순기능도 많다. 우리나라 엘리트체육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은 학교 체육이다. 수년간 체육수업의 침체화로 학생들의 체력과 비만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최근 전인적 교육이라는 기치 아래 스포츠클럽 활동을 활성화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전문선수를 육성하는 엘리트체육과는 거리가 있다. 엘리트체육은 반복적인 훈련으로 상대보다 훌륭한 기량을 습득하거나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다고 본다면 스포츠클럽활동은 신체활동을 통한 신체적, 자아적, 사회적 발달을 도모하는 듯 상대성이 없다는 것도 차이점이라 할수 있다.
이제 학교 체육은 엘리트와 클럽활동이 병행해야 하는 시기다. 소수만이 운동부에서 활동한다 해도 똑같은 학생임을 잊지 않고 편의를 도모해 줬으면 한다. 비록 공부는 잘하지 못한다 할 지라도 또래 아이들과 학교생활을 통해 성인으로 성숙해져 가는 사회과정을 배워야 한다.
세계 스포츠 10대 강국에 진입할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학교운동부 활성화에 있다. ‘건수만 잡히면 해체하겠다’ 가 아닌 제도적인 보완장치와 지도자및 학부모들의 사전 교육으로 비리 원인을 사전에 차단시켜 운동만 하는 학생 선수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하는것이 중요하다.
<중부일보 2013.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