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을 쉽게 말하면 얼음판에서 둥그런 스톤을 미끄러뜨려 하우스에 넣어 득점을 다투는 경기다.
컬링은 대중화가 이뤄지지 않아 불과 몇년전 까지만 해도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스포츠였다. 국민들에게 그나마 동계스포츠 종목으로 각인된 것은 2012년 세계컬링선수권대회서 여자 국가대표 팀으로 출전한 경기도청 선수들이 한국 컬링 사상 처음으로 4강에 들며 2014 소치동계올림픽출전권을 획득하게 된 계기가 아닌가 싶다.
이렇듯 동계스포츠는 우리에게 그리 와닿지 않는 종목들이 많다.
피겨스케이팅 또한 김연아가 없었다면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이나 기후상 동절기가 많은 국가에서 하는 정도의 스포츠 정도로 알려질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다.
▶ 경기도청팀이 컬링을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시켰지만 출발은 형편 없었다. 국가대표지만 메달 획득 가능성이 없다는 평가로 태릉선수촌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태릉선수촌 인근의 모텔과 식당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등 겉만 번지르 한 태극마크를 달았지 속사정은 비인기종목의 일반팀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할 경우 상황은 더욱 좋지 않았다. 경기도체육회서 지원하는 우수선수 육성금을 받아 운동할 당시는 전용경기장의 태릉과 경북 의성 컬링장을 사용하는 것도 그리 만만치 않았다.
훈련 여건이 좋은 외국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할 경우는 더 심했다. 지인들을 통해 민박을 얻고 선수들이 식사당번을 정해 스스로 해결하는 등 그야말로 본인들이 좋아서 하는 동호인수준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경기도청 정식팀으로 창단하며 상전벽해라는 사자성어를 실감하게 됐다. 운동을 하며 고정적인 월급을 받고 숙소와 차량도 지원됐다.
또 내년도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로도 선발됐으니 대한체육회의 지원도 많아질 것으로 보여 본인들이 숙식을 해결하는 단계는 지났다. ▶ 이렇듯 다수의 선수들이 열악한 상황에서 운동을 한다. 비인기종목에서는 더 심각하다.
김연아의 경우도 ‘피겨여왕’에 등극하기까지는 결코 평탄하지 않은 환경에서 운동했다. 꿈나무 학생시절 각계의 온정으로 해외 전지훈련비를 마련하기도 했다. 운동선수들이 성공하기 까지는 본인의 각고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관심과 배려도 큰몫을 하고 있다.
김연아가 힘든시절 부모가 뒷바라지를 포기했고, 도청 컬링팀이 도체육회나 도청의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영광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유학생, 유치원교사, 대학 중퇴자 등 ‘외인구단’으로 팀을 꾸린 도청 컬링팀의 성과는 동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메달 획득 가능성을 기대케 한 것도 중요하지만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구절처럼 여건이 열악한 환경에서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들에게 희망을 안겨줄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크다 하겠다.
<중부일보 2013.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