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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끝? 우린 이제 시작일 뿐… “평창의 별 꿈꾼다”
작성자
경기도체육회
작성일
201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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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끝? 우린 이제 시작일 뿐… “평창의 별 꿈꾼다”
‘컬스데이’경기도청 컬링팀을 만나다



▲ 금의환향… 메달보다 ‘환한 미소’ 한국 컬링 역사상 첫 올림픽에 출전해 8위를 기록하며 컬링 붐을 일으킨 경기도청 소속 여자 컬링 국가대표 선수들이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환한 웃음을 지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전 17일간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4년 뒤 평창에서 다시 만날것을 기약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당초 목표했던 3회 연속 10위 이내 진입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4년 뒤 열릴 평창 대회의 희망을 일군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그 중심에 컬링이 있었다.


사상 첫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은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은 비록, 당초 목표했던 메달권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기대이상의 선전으로 국민들에게 생소했던 컬링 종목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큰 성과를 거뒀다.


지난 22일 낮 본진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경기도청 컬링팀을 서울 공릉동의 합숙소에서 만나 소치 동계올림픽에 얽힌 뒷이야기와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봤다.



    
▲ 경기도청팀 정영섭 감독

Q. 비인기 종목이었던 컬링이 이번 올림픽에서의 선전으로 높은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A.(정영섭 감독)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승수를 더 올릴 수 있었음에도 아쉬운 결과를 보여드려 죄송스럽다. 첫 올림픽 무대라는 데서 선수들이 많은 부담감을 안고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 너무 긴장한 탓에 평소 안좋았던 습관들이 다시 드러났고, 이것이 경기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4년 뒤에는 평창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심리적인 부담은 한층 더 심할 것이다.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멘탈 부분을 강화하는 게 가장 큰 숙제다. 선수들에게 2년전 세계선수권대회 4강 때와 비교해 보라고 했더니 그때가 더 낫다고 하더라. 그때는 꼴찌였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었다. 겁 없이 달려들었던 게 좋은 성적과 연결된 셈이다.


Q.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컬링이 엄청난 홍보와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는데, 알고있나.
A.(주장 김지선) 저희 대표팀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는데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많은 취재진과 국민들의 관심을 받아 얼떨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뻤다. 문득 세계선수권대회 기억이 났다.


솔직히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뒤에도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단순히 ‘빗자루질’로 통하던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간단한 컬링 용어 정도는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컬링에 대한 많은 관심에 감사드리고, 더 열심히 훈련해 좋은 결과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컬링 선수는 미모로 뽑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섯 명의 선수 모두 외모가 출중하다. ‘컬스데이’라는 애칭이 따라붙을 정도로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A.(이슬비)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 하지만, 직업이 운동선수라서 그런지 외모보다는 실력으로 칭찬을 듣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앞으로는 실력을 더 쌓아서 ‘컬링을 잘하는 팀’이라는 말을 더 많이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이번 대회에서 당초 목표했던 4강 진입을 이루지 못한 가장 큰 요인은.
A.(최민석 코치) 컬링은 작은 실수 하나에도 승부가 뒤바뀌는 종목이다. 선수들이 지나치게 긴장한 탓에 실수가 많았고, 이것이 패인으로 귀결됐다. 아마도 첫 올림픽 무대에서 오는 긴장감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 최민석 코치

Q. 하지만 국민들은 기대이상의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한다.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얻은 수확이 있다면.
A. (정영섭)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큰 수확이 있다면 예선 9경기가 모두 국내에 생중계돼서 컬링 종목에 대한 홍보 효과가 컸다는 점이다. 컬링의 기본 용어는 물론 기본적인 작전까지 꿰고 있는 분들이 많아져서 이제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가 됐다. 컬링에 대한 인식전환이 된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


Q. 신미성 선수는 인천공항에서 생후 11개월 된 딸(남윤지)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감회가 남다르지 않나.
A. (신미성) 윤지를 보자마자 눈물이 날 뻔했지만 꾹 참았다. 사실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 출산도 미뤘다가 지난해 출산한 뒤 생후 2개월 때부터 훈련 때문에 친정엄마에게 맡겨놓아 함께 있었던 시간이 적었다. 윤지가 낯가림이 심하지 않아 울지는 않았지만, 엄마를 못 알아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품에 안자마자 아이가 울먹이는 것을 봤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Q. 스위스전을 포함한 스웨덴, 영국전은 근소한 점수 차로 패했는데 이번 대회 가장 아쉬웠던 경기는.
A. (김은지) 스위스 전이 가장 아쉬웠다. 스위스가 강팀이기도 하고,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유일한 팀이기도 해서 그런 것 같다. 꼭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패배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 욕심도 너무 과했고, 그에 따른 심리적 부담감도 컸다. 만약 스위스를 꺾었다면 상승세를 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Q. 예선 전반부에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가 후반부 들어 출전이 많았는데 팀 막내로 이번 올림픽을 통해 느낀 게 있다면.
A.(엄민지) 올림픽 무대는 다른 대회와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세계적인 유명한 선수들도 올림픽 무대이니만큼 실수가 많이 나오리라 생각했는데, 집중력과 실력으로 실수가 거의 없는 경기를 펼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스스로 부족한 점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을 좀 더 확실하게 보완해야겠다.


Q. 이번 올림픽에 남편(쉬 샤오밍)이 중국 대표 선수로 함께 출전했는데, 중국과의 대결에서 어떤 응원을 해줬나.
A.(김지선) 소치에서는 스케줄이 서로 달라 얼굴을 자주 보진 못했다. 중간 중간 경기장에서나 식사시간 때 본 게 전부다. 중국전에 앞서서는 “부담없이 평소처럼 경기에 임하라”고 응원해줬다. 경기에 지고(3-11 완패) 나서 속상해 하는 모습을 보고 남편이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고 다독여줬다.


Q. 컬링 선수들은 여가시간 당구 포켓볼을 즐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가.
A.(이슬비) 그렇다. 포켓볼은 스톤을 쳐내는 기술인 ‘테이크 아웃’ 의 모의훈련이다. 쿠션만 이용하지 않을 뿐 각을 재는 방법은 동일해서 훈련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훈련으로 쌓인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포켓볼은 막내인 엄민지가 실력이 가장 좋다.


Q. 경기도청이 정식 창단 되기전 열악한 여건 때문에 외국 선수들이 버린 컬링 도구를 가져다 쓴 적도 있다던데.
A. (신미성) 오래전 얘기다. 그때는 지금처럼 전지훈련 때 여유롭지 못했다. 브러쉬같은 경우 자비로 마련해야 한다. 특히 4~5만원 정도 하는 헤드는 보통 한게임 사용한 뒤에는 새것으로 갈아줘야 하는데 그럴 여건이 안돼 썼던걸 빨아 쓰고 뒤집어쓰고 했었다.


큰 대회에 출전하면 대부분 외국 선수들은 한번 쓰고 버리는데 당시 우리에게는 새것이나 다름없었고 큰 소득이었다(웃음). 현재는 경기도에서 많은 지원을 해줘 그런 일은 없다.


Q. 컬링 대표팀이 메달 유망 종목이 아니라서 태릉선수촌에 입촌도 못하고 촌외 훈련을 했다는데….
A. (김은지) 잘못된 소문이다. 입촌을 못하는 게 아니라 입촌의 필요성을 못 느껴 안한 것이다. 3년 전 하계 종목들로 인해 선수촌이 포화상태가 돼서 동계종목들이 들어갈 여력이 안됐던 적이 있었다. 당시는 여름으로 굳이 입촌훈련을 해야 할 상황도 아니어서 입촌하지 않았다.


Q. 컬링 입문 과정이 이채롭다. 컬링이 투포환인 줄 알고 시작했다던데.
A. (엄민지) 초등학교 때인 12년 전 컬링은 지금보다도 훨씬 생소하고 낯선 종목이었다. 당시 선생님의 권유로 컬링을 하기로 마음먹었는데 어린 마음에 컬링을 투포환으로 생각했다. 아이스링크에서 훈련을 한다기에 ‘얼음판 위에서 왜 돌을 던지나?’라고 생각했었다. 막상 가보니 빙판 위에서 돌을 미끄러트리는 종목이었고, ‘아, 이게 컬링이구나’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Q.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관심이 높아지면서 컬링 대표팀에 CF 제의가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A. (정영섭) 휴대폰 회사에서 CF 제의가 있었지만 거절했다. 대표팀 전체가 촬영한다면 몰라도 일부 선수만 촬영하는 것은 단체경기기 때문에 팀웍과 사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더 좋은 성적을 낸다면 더 좋은 기회가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해 (제의를 받은)선수들에게 동의를 구한 뒤 제안을 거절했다.


Q. 귀국 하자마자 전국동계체전에 참가해야 한다. 일정이 빡빡하지 않나.
A. (최민석) 연맹이나 대한체육회에 아쉬운 마음은 있지만, 우리만의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피로감과 시차 등 여러 애로사항이 있지만 죽기 살기로 다시 해볼 생각이다. (김은지) 사실상 4강 진입이 불가능해지면서 감독님의 지시에 따라 남은 경기의 포커스를 동계체전에 맞췄다.


동계체전은 소치에서부터 계속 준비해왔다. 힘든 일정이지만 주변의 시선이나 부담감은 내려놓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 평소 하던 대로만 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Q. 전용 컬링장이 많이 부족하다는 말을 강조해 왔다. 앞으로의 바램과 4년 뒤 평창을 전망한다면.
A. (정영섭) 이번 대회 출전 10개국 중 우리 나라를 제외한 9개국 모두 수많은 전용경기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는 서울과 경북 의성 단 두 곳 밖에 없는 현실이다.


앞으로 각 시ㆍ도에 1개씩의 컬링경기장만 만들어진다면 더 좋은 여건에서 선수를 육성할 수 있고, 이것이 이뤄진다면 4년 뒤 평창에서는 4강이 아닌 금메달도 불가능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컬링은 오히려 동양인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이다. (경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