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달린 팔순 알몸 마라토너
[연합]2010.01.17 13:34 입력 / 2010.01.17 15: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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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쯤이야` 알몸으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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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 정도 추위야 견딜 만 하지..”
추위의 대명사인 대관령의 매서운 칼바람과 혹한의 추위를 뚫고 10㎞를 알몸으로 달린 팔순의 마라토너가 화제다.
17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 일원에서 ‘제18회 대관령눈꽃축제’의 하나로 열린 대관령 알몸 마라톤대회에서는 400여 명의 남녀 참가자 가운데 10㎞ 부문에 참가한 김종주(83.서울) 할아버지가 이색복장의 참가자보다 단연 눈길을 끌었다.
마라토너들이 중간에 마실 수 있도록 준비한 생수가 얼어 마시지 못할 정도로 추웠던 이날 대회에서 김 할아버지는 1시간15분이라는 뛰어난 기록으로 완주해 대회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대관령의 이날 최저기온은 영하 19.8도, 출발을 전후한 시간의 기온도 영하 15도 정도였다.
골인한 후에도 별로 지친 기색 없이 웃음을 잃지 않고 여유를 보인 김 할아버지는 “풀코스가 있으면 하려고 했는데 좀 아쉽지만, 80이 넘은 내 나이에 알몸으로 대관령 눈 속을 뛰어 보지 않으면 이 기분은 모를 것”이라고 완주소감을 밝혔다.
상의는 완전히 탈의한 채 알몸으로, 하의는 스타킹을 신은 뒤 반바지를 입고 뛴 김 할아버지는 “처음에는 좀 춥고 중간 중간 미끄러운 길이 있었지만, 나중에는 땀이 날 정도여서 별로 힘들지 않았고 어려움도 느끼지 못했다”라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아직 젊은이 못지않은 탄탄한 근육을 자랑한 김 할아버지는 “그래도 다른 계절에 뛰는 것과 약간 달라서 오늘 완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라며 기뻐했다.
33년째 마라톤을 하면서 비공식 풀코스는 몇 백번을 하고 1년에 1번 이상은 꼭 풀코스를 뛰어 30번 이상 완주를 했다는 김 할아버지는 “젊은이들이 겨울철에 춥다고 집안에만 있지 말고 건강을 위해 항상 도전하고 뛰어라”고 충고했다.
대회 관계자는 “팔순이 넘은 연세에 완주한 것도 놀랄만한데 이 기록으로 완주한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라며 “아무리 꾸준히 연습을 했더라도 연세와 추위.바람 등을 감안하면 정말 잘 뛰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