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체육회

경기체고는 전국에서 13번째 개교한 학교로, 현재 육상, 수영, 유도, 레슬링, 복싱, 역도, 사격, 양궁, 근대 5종, 체조 등 10개 종목을 육성하고 있다. 이같은 종목의 육성은 전국 체고들이 대동소이하지만 지역 실정에 맞게 구기종목을 육성하는 학교도 있다. 전국의 정식체고는 울산광역시를 제외한 14개교가 있고, 도세가 약한 제주도의 경우 남녕고가 1개 반의 체육과를 운영, 전국체고대항 체육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등 체고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체고는 일반 학교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을 통해 우수한 엘리트선수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학교로, 기숙사 생활과 도비 운영 등 시설 및 환경이 일반 학교 선수들보다 양호한 상태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종목선택과 훈련방법에 따라 우수한 선수들을 얼마든지 육성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교 당시 경기체고는 도내 학교운동부의 현황과 연계체제 구축 등의 파악이 부족한 상태에서 기본종목 위주로 육성한다는 명제 하에 종목 설정이 이뤄져 타 시·도와 비교해 특색이 없는 학교로 정착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물론 기본종목의 육성은 새삼 논의할 필요도 없이 중요하지만 우수선수들을 배출했던 일반 학교 운동부의 해체로 인한 저변확대 부족과 치열해진 스카우트로 지도자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부작용은 간과(看過)하고 말았다.

경기체고는 매년 1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지만 종목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같은 실정은 핵가족화와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것으로, 10여 년 전의 사회현상 및 청소년들의 의식수준은 상당히 변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개교 당시만 해도 가족 수가 많고 경제 사정이 어려운 선수와 학부모들에게 기숙사 생활과 학비 면제 등은 호감을 샀지만 갈수록 이같은 메리트는 효용성을 잃고 있어 시대적 상황에 대처한 종목변경을 검토해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의 체고 중 1992년 개교한 강원체고의 경우 지역적 특성을 감안, 빙상과 스노보드를 육성하는 등 가장 많은 17개 종목의 운동부가 있으며 1971년 문을 연 최초의 서울체고는 축구부 등 16개 운동부를 육성하고 있어 경기체고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서울체고의 경우 지역 현실을 반영, 조정과 사이클 종목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일반 학교에서 육성하기 힘든 비인기 종목의 활성화와 저변확대에 기여하는가 하면 전국체전에서도 나름대로 기여를 하고 있다. 반면 ‘체육웅도’라 일컫는 경기도의 체고는 어떠한가. 종목도 가장 적어 다양한 욕구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목 간 선수수급에도 불균형이 반복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종목 간 불균형의 원인은 사회적 현상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초·중과의 연계체제 부족이 가장 크다 할 수 있겠다. 도내 학교운동부는 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초·중·고 연계체제가 어느 정도 구축돼 있어 그 지역을 떠나 수원의 경기체고로 진학하는 데는 이해관계가 얽혀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