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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포츠 문화와 자본 <김광옥 수원대 언론정보학과 명예교수>
작성자
경기도체육회
작성일
200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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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문화와 자본

한 해의 야외 프로경기가 하나 둘 정리되어 휴식기에 들어가고 있다. 야구는 일찍이 두산대 SK 그리고 기아의 승리로 끝났다. 축구는 성남대 포항 그리고 전북현대와의 결승 경기가 남아 있다. 여기에 겨울 실내 스포츠가 이미 줄이어 진행되고 있다. 남녀 농구, 남녀 배구에 핸드볼 등이 가세하고 있다.

스포츠는 대중가요 부르기나 달리기처럼 스스로 즐기려는데 목적이 있다. 심지어 듣는 것으로 만족하는 오케스트라도 선진국에서는 마을마다 악단을 구성해 스스로 연주하는 시대인 것이다. 그렇다면 많은 프로 스포츠도 사람들이 즐기는 경기에 대한 모델로 제시되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프로 스포츠에 자본이 개입하여 이제는 스포츠 선수의 플레이는 무대 위의 발레리나나 연극배우 나아가 영화배우의 액션처럼 우리가 보고 즐기는 대상으로 변한지 오래다. 아직 골프 선수들을 쫓아다니는 갤러리들은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배워보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야구선수의 홈런을 보고 홈런 치는 법을 배우려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스포츠 풍경을 한 번 되돌아 볼 일이다. 인구나 스포츠 시설 그리고 경제력으로 보아 과연 남녀 축구, 야구, 남녀 농구, 남녀 배구, 남녀 탁구, 씨름, 아이스하키 등을 실업 혹은 프로로 운영할 여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어느 선진국에서 이렇게 많은 스포츠 종목을 프로로 운영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는다. 비슷하게 운영하는 나라도 있겠지만 그런 나라에서도 중점 전략 스포츠는 있는 셈이다.

영국은 축구에 올인하여 4부 리그까지 있고 기타 럭비와 크리켓 정도다. 나머지 스포츠는 일년 내 방송 중계를 보기 힘들다. 다만 국제 대회로 골프와 테니스는 대회 열리는 때만 주목 받는다.

여기서 기왕 스포츠 관람을 즐긴다 하더라도 자기와 연관을 가지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영국의 축구 팀은 지역연고가 있다는 것은 다 아는 바이다. 어느 해인가 5월에 2부리그에서 1부로 올라가는 세 팀 중 마지막 한 팀을 결정하는 마지막 한 경기가 런던에서 열리게 되었는데 두 고장의 시민들이 피난민 밀려오듯 기차로 차로 윔블던 구장으로 밀려오는 광경은 장관이었다. 지나칠 정도로 경기에 목을 매는 모습이었다.

다른 나라는 시민구단 혹은 말 그대로 지역연고 프로구단이다. 우리나라는 기업 구단이다. 같은 지역 팀을 응원하더라도 우리는 기업을 응원하는 것이고 다른 나라는 자기고향을 응원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대도시 팀들이 성적에서 거의 상위권을 차지하는 필연성을 가지게 된다. 이번 미국 프로야구의 뉴욕 양키스, 일본 야구의 요미우리 동경 팀, 영국 축구의 첼시, 아스날 그리고 제 2도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의 강세, 이탈리아의 밀라노나 로마 팀, 스페인의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팀이 전부 그러하다.

여기서 우리나라 스포츠는 기업 소속으로 되어 있으나 거의가 대기업 팀이다 보니 외국에서처럼 투입 자본의 편차가 적다. 그래서 1위 기업이 늘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그리고 기업은 자금을 투입하여도 이득이 나지 않는 걸 아니 크게 투입하지도 않는다. 그러니 돌아가며 우승을 하게 되어 그나마 지역 편차가 적어 다행이라고 할까.

한 나라 시민이 야구를 하든 축구 아니 핸드볼을 하든 자기가 좋아 하는 스포츠를 즐기면 된다.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에서 인구 550만의 덴마크가 5천여만 인구의 한국팀을 이긴 것은 실내 스포츠를 즐기는 덴마크 여성이 많아서 생기는 자연 결과이다. 이처럼 스스로 즐기는 결과로 국가의 스포츠가 강해지는 게 앞으로 우리 스포츠문화가 나아갈 길이 아닐까■

김광옥 수원대 언론정보학과 명예교수

<2009. 11. 30 경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