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률
성경의 마태복음 7장 12절에는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라는 내용이 나온다. 기독교인들은 이 말씀을 ‘황금률’이라고 부르고 있다. 바로 ‘황금률’은 얼마나 받을지를 염려하지 말고, 얼마나 줄 수 있는지를 염려하라는 의미라 생각한다.
지난 주에 경기도 ‘스포츠의 영웅’ 박지성(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 유소년 축구센터를 건립했다. 어린 선수가 성장해서 자기의 꿈을 이루고 다시 돌려주는 과정을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이다. 그는 “좋은 선수를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아이들이 축구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면서 “축구센터가 한국의 문화를 바꾸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또한, 그는 대학원 보고서 발표에서 국내 축구선수 양성의 문제점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그 내용은 국내선수의 진로선택이 너무나 빨리 이루어지기 때문에 많은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면을 발표했다. 유럽의 선수들은 18세 정도에서 ‘선수의 길’ 혹은 ‘지도자의 길’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례를 들었다.
국내의 유소년 축구선수 양성 실태와는 확연히 다른 내용이다. 현 유소년 지도자들은 축구 선수 양성시기를 빠르게는 초등학교 2학년, 늦게는 5학년 정도부터 시켜야 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수로서의 운동시기를 놓친다고 한다. 심지어 어떤 지도자들은 6살부터 축구 선수의 길을 선택하여 집중해야 된다고 한다.
공을 다루는 운동은 쉽지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공이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에 대한 상황 파악능력을 기르기는 더욱 어렵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보였듯이 축구 선진국과 우리와의 차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공간의 흐름’에 대한 이해의 문제이다. 즉, 선수들이 공의 키핑, 트리핑 능력과 더불어 시스템을 갖추고 공간을 만들고, 이어주는 전략을 스스로 체득할 수 있는 양성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무조건식으로 “수업 결손을 막아야한다”는 어느 장관의 웅변과 하향식 정책 실천이 우습기만하다. 오히려 수업 끝나고 실시하는 대회 운영 때문에 야간 교통사고의 위험을 불러일으키고, 방학에 실시하는 ‘삼복더위 체전’은 사고의 위험을 잠재하고 있다. 진정 엘리트 선수들의 학업이 걱정이 된다면 학력인정 프로그램을 보다 다양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
다시말해서, 엘리트 선수들에게 필요한 교육과정을 새롭게 편성해야 한다. 언어능력기능, 수학능력기능, 예술기능, 관계 코칭 기능 등 필수 요소만을 편재해야 한다. 등록 선수에 한해서 오전은 학업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하고, 오후는 운동 적성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한다. 국가단위의 ‘선수육성 상담사’를 양성하여 엘리트 선수로서의 성장이 어려운 친구들을 심사하여 일반 학교에 바로 복귀하도록 한다.
반복되는 악순환을 언제까지 고집할 것인가. 똑똑한 선수들이 나이가 들어서야 비로서 영어를 어렵게 공부하는 사례가 없어야 한다. 유소년 지도자들은 박지성 선수의 말처럼 ‘즐기는 운동’이 될 수 있도록 대회에 의존하는 ‘경쟁문화’ 보다는 어떤 축구를 구사할 수 있는가라는 ‘전략의 실천’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젠, 자라나는 선수들에게 올바른 진로선택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다.
김희수 비전 진로교육 연구소장
<2010. 7. 27. 중부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