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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종목 육상, 이젠 변해야 한다<경기일보 정근호 체육부장>
작성자
경기도체육회
작성일
201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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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종목 육상, 이젠 변해야 한다<경기일보 정근호 체육부장>


한 달 전 폐막한 제30회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 등 모두 28개의 메달을 따내며, 역대 올림픽 원정 사상 최고의 성적을 일궈냈다. 런던올림픽의 성과는 비단 뛰어난 성적뿐만이 아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국민들은 금메달뿐 아니라 은메달, 동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내는 ‘선진 국민 의식’을 보여줬다.


이처럼 최고의 성과를 거둔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가장 국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종목을 꼽는다면 어떤 종목이 있을까. 아마 육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런던올림픽 육상 종목에는 모두 17명의 선수가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성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트랙과 필드 종목에서는 예선을 통과한 선수가 단 1명도 없었다.


# 바로 1년 전인 2011년 8월 27일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개최됐지만,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폐막일인 9월 4일까지 한국은 메달을 단 한 개도 획득하지 못하며 1995년 스웨덴, 2001년 캐나다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국 노메달’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대한육상경기연맹과 육상인들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각종 대책을 내세우며 런던올림픽을 기약했었다. 하지만 참담한 결과는 결국 1년 뒤인 런던올림픽에서도 이어졌다.


# 런던올림픽이 열리기 60일 전인 지난 5월 말 고양에서는 꿈나무들의 향연인 ‘제41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렸다.


수영과 함께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육상에서는 어린 육상 꿈나무들이 2관왕, 3관왕을 차지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소년체육대회를 통해 발굴한 육상 유망주들이 한국을 빛낼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소년체전에서 발굴된 어린 선수 중 일부는 성인 무대에 가서도 두각을 나타내지만, 상당수의 어린 육상 유망주들은 중도 포기하거나 빛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실력이 뛰어난 육상 유망주들이 축구, 야구 등 프로 스포츠로 빠져나가는 등의 악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불충분하다.


많은 육상인들이 육상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의 하나로 어린 학생들이 ‘단기적인 성적’에 연연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학교와 지도자, 학생들 모두가 성적에 집착하다보니 유망주 상당수가 혹사당할 수밖에 없고, 잠시 ‘반짝’한 뒤 사라져 버리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린 선수들이 단기적인 성적에 구애받지 않고 서서히 기량을 꽃피워 나갈 수 있도록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보살피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 육상을 이끌고 있는 경기도 육상인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


경기도는 육상에서 전국체전 20연패, 소년체전 17연패 등 각종 전국대회에서 우승컵을 놓치지 않고 있다. 메달 숫자는 헤아릴수 없이 많지만, 기록은 어떤가. 메달 숫자와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을 것이다.


가장 많은 유망 선수들을 보유한 경기 육상의 지도자와 선수, 학교가 먼저 변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글로벌 스타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꿈나무들이 메달에만 집착하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적인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도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꿈나무 육성, 지도자 육성, 인프라 구축 등을 내세운 육상계의 노력이 또다시 구호에만 그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2016년 브라질 올림픽에서 수영의 박태환, 체조의 손연재 같은 선수가 육상에서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경기도 출신 육상인 중에서 배출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