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회 전국체육대회 결산②
경기체육 이대로 좋은가?
지난 17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막을 내린 제93회 전국체전은 최근 10년 사이 경기도가 정상의 자리를 지키면서 가장 낮은 점수로 종합우승을 차지한 대회로 기록됐다.
지난 2001년 충남에서 열린 제82회 전국체전 때 충남에 종합우승을 내줬다가 2002년 제83회 제주 전국체전에서 종합 1위를 탈환한 이후 도는 2010년 제91회 경남 전국체전 때 대한체육회가 경기도의 종합우승 연패를 저지하기 위해 개최지 가산점과 체급종목 쿼터제를 도입하는 등 채점방식을 바꾼 이후 처음 6만9천여점을 획득한 것을 제외하고 매년 7만 점 이상을 얻으며 종합우승을 이어왔다.
그러나 도는 이번 전국체전에서 6만5천955점으로 개최지 대구시(5만4천577점)에 1만1천여점 차로 앞서며 종합우승 11연패를 달성했다.
지난해 홈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10년 연속 종합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때까지만 해도 서울시가 1952년부터 1967년까지 16년 동안 이어온 종합우승 최다연패 기록을 손쉽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종합우승 10연패를 달성한 이후 도의 종합우승 연패를 저지할 유일한 시·도로 지목된 서울시가 2019년 제100회 전국체전을 유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는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2018년까지 17년 연속 종합우승을 이어갈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전국체전에서 도는 씨름, 레슬링, 복싱 등 유도를 제외한 체급종목과 체조, 정구, 볼링 등 개인·단체종목의 부진, 일부 단체종목의 1회전 탈락 등으로 종합점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데다 전력의 평준화까지 더해지면서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매년 10위권에 머물던 대구시가 올해 전국체전에서 종합 준우승을 차지한 것만 보더라도 전국체전 6~7위권인 인천시가 내년 홈에서 열리는 제94회 전국체전에서 개최지 가산점과 체급종목 쿼터제 혜택을 받는다면 도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견고하게만 보였던 도의 아성이 이처럼 도전을 받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최근들어 도 체육 예산이 잇따라 감소하면서 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줄어든데다 11년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켜오면서 ‘당연히 우승’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져 일부 종목의 경우 고등부와 일반부를 이어주는 대학부 육성을 제때 하지 않으면서 연계육성까지 이루어지지 않아 도의 전력이 약화됐기 떄문이다.
특히 대학부의 부재는 도가 키운 스포츠 인재들을 타 시·도로 빼앗기는 원인이 되기도 해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대학부 육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가맹경기단체 모 전무이사는 “경기도가 종합우승 11연패를 이어오면서 경기도는 모든 종목에서 공공의 적이 됐고 더이상 고등부와 일반부 전력 만으로 종합우승을 이어갈 수는 없다”면서 “자력으로 종합우승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대학부를 육성이 절실히 필요하고 대학부 육성은 좋은 선수들의 진로를 터주고 전력도 강화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경기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