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준비는 합숙소부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이후 동계종목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높아졌다. 이같은 현상은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까지 나타나고 있으니 올림픽 개최가 어느정도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실감 할 수 있다.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는 관심 뿐만 아니라 경기장 시설, 경기력, 자원봉사 등 여러 가지가 맞물려 톱니바퀴처럼 돌아갈 때 가능하다 하겠다. 경기도 체육관계자들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하계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도소속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 강원도 평창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등에서 분산돼 열리고 있는 제94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경기도 선수들의 활약상을 살펴보면 그러한 기대가 현실로 다가올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2012년 세계컬링선수권대회서 처음으로 4강 역사를 쓴 경기도청 컬링팀이 내년도 열리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메달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우는 지난해 처음 열린 동계유스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장미(의정부여고)와 김태윤(의정부고), 서정수(고양행신고), 김현영(성남서현고)등 주니어 국가대표들의 성장세가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 국제스키연맹 북미컵 스노보드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정해림(군포수리고)과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피겨 유망주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경기도는 이번 동계체전에서 처음으로 12연패의 금자탑을 세웠다. 하지만 도가 동계체전에서 우승하기 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렸다. 하계체전서 수없이 우승했지만 동계체전의 성적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서울, 강원에 이어 만년 3위였던 도가 단골 우승을 할수 있었던 원동력은 관심과 투자였다. 도내에 실내빙상장 하나 없던 시절 논두렁과 개천을 전전하며 치른 대회서 스케이팅 실력을 가다듬었고, 스키는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일부 계층만 운동했다. 이렇게 열악했던 환경이 도내 실내빙상장의 잇달은 건립과 스키장 증가로 동계스포츠의 저변확대가 자연스럽게 이뤄져 그나마 선수층이 두터워졌고, 이를 바탕으로 우수선수들이 발굴, 육성돼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크게 작용했다고 볼수 있다. 동계 스포츠는 아직 하계 스포츠에 비해 국민적 관심사에서 뒤진다. 김연아의 등장으로 피겨 스케이팅을 모르는 국민은 없을지 모르지만 보다 냉정히 말하면 피겨스케이팅이 인기종목으로 부상했다기 보다는 김연아에 대한 개인적 관심이라 할수 있겠다. 대중스포츠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누구나 손쉽게 할수 있어야 하고, 특별한 기구가 필요하지 않으며 계절적 요인을 극복해야 하는 등 여러가지 요소가 뒤따라 줘야 한다.
이런 이유로 동계 스포츠는 대중스포츠로 뿌리내릴수 있는 외형적 요소에서 하계 스포츠 종목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이같은 외형적 요소를 관계기관에서 좋은 환경으로 변화시켜 준다면 선수들이 보다 운동에만 전념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계체전에 출전하는 종목중 상대적 빈곤감이 있는 것은 스키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종목이라 할수 있다. 이 종목들의 선수는 연간 몇개월씩 경기장이 있는 강원도 평창에서 생활한다. 하지만 이들의 숙소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크로스컨트리 선수단의 경우 평창의 궁도장인 대관정을 임대, 사용하고 있는가 하면 바이애슬론 선수들은 매년 훈련을 앞두고 숙소를 마련 해야 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처지에 있다. 번듯한 숙소도 없이 운동을 하기 위한 일념으로 불편한 생활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크로스컨트리 여자 숙소는 아파트를 임대, 사용하고 있어 사정은 나은편이다.
동계종목의 어려운 현실을 간파한 도체육회는 수년전 평창에 도선수단 합숙소를 마련하려 했으나 무위에 그쳤고 제92회 동계체전때는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들이 이곳을 방문해 강원도 대표 선수들의 합숙소를 견학하기도 했다. 이같은 일련의 행동은 합숙소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이지만 아직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 없다. 평창은 여름철에도 시원한 관계로 도내 육상부 선수들이 대거 전지훈련장소로 이용하고 있어 합숙소를 마련해 이들까지 수용한다면 경제적으로나 이용률에서 상당한 효과를 볼수 있다. 도선수들을 위한 합숙소 마련이 중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 현실적인 대안으로 펜션이나 아파트 등을 넉넉하게 임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수단이 편하게 운동에만 전념할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오창원 문화체육부 부국장(중부일보 2013. 02. 21)